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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레 스위스(김순경의 참 맛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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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레 스위스(김순경의 참 맛있는 집)

입력
1997.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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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797­9664/산장에서 맛보는 ‘알프스의 멋’/포도주 곁들인 퐁듀요리 감칠맛/목·금·토요일엔 요들송 파티차갑게 가라앉은 잿빛 하늘에 유난히 강렬하게 묘사된 별, 훈훈한 카페 분위기를 대조시켜놓은 고흐의 그림을 보면 형언하기 어려운 그리움이 전해온다.

서울 이태원동 「샬레 스위스」(02―797―9664)는 고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를 그대로 떠올리게 만든다. 낮에는 별로 시선이 끌리지 않는 소박한 목조건물이지만 주위가 어둠에 잠기면 은은한 불빛이 창밖으로 흘러나와 차가운 밤하늘과 대조를 이룬다.

「샬레」는 프랑스어로 「산장」이라는 뜻. 따라서 「샬레 스위스」는 「스위스의 산장」이다. 달빛 아래 푸르른 만년설을 배경으로 따뜻한 불빛이 새어나오고 오손도손 벽난로가에 둘러앉아 긴 겨울밤을 보내는 알프스의 산장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았다. 샬레 스위스는 83년 한국에 사는 아홉명의 스위스인과 요들송을 부르는 김홍철씨가 뜻을 모아 마련한 곳이다. 자줏빛 체크무늬 테이블보와 고풍스런 티롤풍의 앞치마를 입은 아가씨, X자로 엮어나간 목조건물 특유의 온화한 벽무늬와 호롱불같은 조명, 「알프스 친구」들이 부르는 요들송이 감미롭게 퍼져나와 한순간에 이국의 정서에 젖어들게 한다.

샬레 스위스의 대표적인 요리는 「퐁듀」. 퐁듀는 「찬 것, 딱딱한 것을 녹인다」는 뜻이다. 퐁듀는 종류가 다양한데 어느 것이나 포도주를 곁들여야 제맛이다. 요즘같은 추운 날씨에는 계피를 넣고 따끈하게 데워주는 적포도주와 먹는 게 제격이다. 고기 퐁듀는 깍두기 모양으로 썰은 쇠고기를 퐁듀용 포크로 찍어 즉석에서 끓는 식용류에 살짝 익혀 소스를 발라 먹는다. 소스 종류도 보통 4∼7가지에 이른다. 바키스 퐁듀는 쇠고기와 야채를 함께 삶아 만든 육수에 쇠고기를 살짝 데쳐내 소스를 발라 먹는 것으로 샤브샤브와 흡사하다. 치즈를 녹여 바게트빵에 찍어먹고, 고기를 익혀 소스에 발라먹느라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 딱딱한 바게트 빵도 따뜻한 치즈에 감싸이면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다. 치즈가 워낙 고단백 음식이라 포도주를 꼭 곁들인다.

처음엔 스위스인 주방장이 직접 요리를 했지만 지금은 조선호텔을 비롯, 특급호텔에서 25년간 프랑스 요리를 전문으로 했던 이창세씨가 맡고 있다. 평일엔 70∼80%가 유럽 손님이고 주말과 휴일엔 가족을 동반한 국내 고객과 젊은 연인이 60∼70%를 차지한다. 매주 화요일에는 스위스인들이 모여 야스게임이라는 민속카드를 즐긴다. 목, 금, 토요일에는 네 명의 요들러로 구성된 「알프스의 친구들」의 흥겨운 노래와 반주가 곁들여져 분위기를 돋운다.

치즈퐁듀는 1인분에 1만8,000원. 고기퐁듀와 바키스퐁듀는 2만2,000원. 양도 푸짐해 한식이나 패스트푸드 레스토랑보다 싸다. 하얏트호텔 정문에서 이태원 지역으로 내려가는 골목길로 700m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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