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금융·외환위기 파급효과는 중국도 강건너 불이 아님을 실감하고 있다. 우선 중국을 찾아와 돈을 물쓰듯 하던 한국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어졌다. 한국인이 중국을 오면 반드시 찾아가던 통런탕(동인당)이나 훙차오(홍교) 진주시장, 실크시장, 베이징(북경) 교외의 혈사옥, 묘안 보석가공공장의 수입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95년 40만4,000명에서 96년 53만2,000명으로 31.6% 증가했고 올해는 9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9월까지 45만8,000여명이 와 지난해에 비해 10.6% 증가를 보이더니 10월 한달동안에는 3만5,699명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감소했다.
그리고 관광객들의 행태도 부유층 졸부들의 흥청망청 관광에서 효도·배낭관광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 관광업계의 설명이다.
수교후 한국 관광객이 봇물을 이룬 반면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숫자상 95년 17만8,000명에서 96년 19만9,000명으로 약간 늘었지만 증가비율은 26.5%에서 11.9%로 축소되고 있는 추세다. 올들어서는 9월까지 15만8,000여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4% 증가에 그쳤다.
특히 한국을 찾는 중국인은 공무가 70%, 상용이 30%로 나타나 대부분이 조선족 취업자들이며 나머지도 한국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방문객들로 추정된다.
중국은 외화절약을 위해 될 수 있으면 해외관광을 줄이려고 갖가지 제한을 가하고 있다. 즉 공비여행을 억제하고 여행사들의 해외여행 모집광고를 제한하며 여행사 보증책임제 등을 실시, 판촉활동도 위축시키고 있다.
한국 관광객들은 중국 소비시장에서 봉이었다. 훙차오 진주값이 1, 2년사이 500∼600%가 뛴 것도, 실크값과 캐시미어값이 하루가 다르게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도 한국인들의 물쓰듯 하는 달러에 기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찾아간 훙차오 진주시장은 과거와 달리 한국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썰렁했고 실크, 캐시미어 상점에도 한국 관광객의 모습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연기없는 공장이라는 관광산업이 한국인에게는 외화를 때는 굴뚝 역할을 한 것이었다. 자기반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연료인 외화가 사라진 탓에 어쩔 수 없이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여전히 씁쓸한 맛을 남기고 있다.<베이징>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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