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은 해석이다. 내포를 동시대 언어로 외연하는 일. 그일이 바로 미술작업이라면 성곡미술관의 「우리 문화 유산―오늘의 시각」전은 그러한 명제의 전형이다.불국사와 석굴암, 해인사와 팔만대장경, 종묘, 수원화성, 창덕궁. 유네스코가 지정한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다섯가지이다. 이 다섯주제를 황용엽 강성원 오원배 김병종 김동욱 최진욱 전광영 이영우 김근중(이상 회화), 김대수 강운구 김장섭 황규태 신경철(이상 사진), 심정수 윤영석 임영선 김영헌 고명근 문주(이상 입체)씨 등 20명의 작가가 나름의 시각으로 해석했다.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의 경우 전광영은 예의 종이 보자기 수작업을 통해 팔만대장경을 만들었던 고려인들의 혼과 땀을 느끼게 한다. 반면 윤영석씨는 대장경판을 악보로 치환, 목판과 음악이라는 장르의 전이를 통해 다른 시간과 공간 안에서 가능한 전통의 현대적 해석방법을 보여준다.
사진작가들의 새로운 시각은 이번 전시에서 돋보이는 부분. 1,200여년전 신라 석굴암의 본존불은 현대인에게 「촬영금지」간판을 통해 다가오고(강운구 작 「사진엽서)」, 보는이의 물리적, 심정적 시각에 따라 그 의미 평가가 달라지는 종묘는 분절적 사진 작업(김장섭 작 「풍경을 넘어―종묘」)으로도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이 열린다. 문주의 수원화성 영상작업, 고명근의 종묘 입체작업도 신선한 시도.
이 전시는 미술관에 200여평의 새 전시공간 신축기념으로 마련된 것으로 28일까지 열리고 있다. (02)737―7650)<박은주 기자>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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