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당측서 사주” 한나라당육군 5사단 27연대소속 대대장 손대희 중령의 1일 「시국선언」이 대선 정가에 새로운 파문을 던지고 있다. 다른 어느 집단보다 정치적 중립이 중요시되는 군에서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행동이 돌출한데다 일부 정당이 이를 정치쟁점화할 태세이기 때문이다.
손중령은 이날 상오 서울 여의도 맨하탄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장병은 돈과 권력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이 추운 겨울에 최전방 철책선에서 국가를 지키고 있는 것에 대해 심한 자괴감에 빠져 있다』며 이회창 한나라당후보의 사퇴를 주장했다. 손중령이 이후보 두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을 의식했음은 물론이다. 이러자 국민신당이 즉각 『손중령의 얘기는 말없는 70만 「군심」을 대변한 것』이라며 『이회창 후보는 두 아들의 병역면제 사유를 밝히고 거취를 조속히 결정하라』고 정치공세를 폈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이후보는 국민과 국군앞에 사과함으로써 민심과 군심을 달래야 한다』며 「병역면제의혹」의 확산을 노렸다.
상오만 해도 「무시」로 일관하던 한나라당은 하오들어 손중령의 기자회견 배후에 국민신당이 있음을 시사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맹형규 선대위 대변인은 성명에서 『손중령의 시국선언 시간과 장소를 언론기관에 미리 통보해 준 곳이 국민신당 대변인실이라는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이인제 후보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군장교를 교묘히 사주, 정치공작에 이용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구범회 부대변인도 『정황상 국민신당이 이번 일에 깊숙이 개입된게 틀림없다』면서 『선관위가 사건 경위를 면밀히 조사, 관련자들을 선거법위반혐의로 고발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민신당 김충근 대변인은 『다른 일로 당사에 대기중 1일 새벽 4시께 손중령의 친구라는 사람이 전화로 손중령이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사실을 알려줘 언론에 이를 알렸을 뿐 시국선언 과정에 우리 당이 개입한 일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신효섭·홍희곤 기자>신효섭·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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