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이 살아있음에 겨울을 견딜만하다경기침체에 대선까지 겹쳐 공연가가 꽁꽁 얼고 있다. 신작이라곤 찾아보기가 드물다. 관객도 줄었다. 그나마 뮤지컬의 열기만이 한파를 녹인다.
「명성황후」가 지난달 28일 예술의전당(02―446―7770)에서 막을 올렸고 김민기의 「지하철 1호선」이 학전그린(02―763―8233)에서 3일 개막하는 등 이달들어 총 9편의 뮤지컬이 겨울무대를 수놓는다. 창작뮤지컬도 더러 눈에 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십자가에 매달리기 전 7일간 인간으로서 고뇌하는 예수를 그려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명성을 세계에 드날린 록뮤지컬. 극단 현대가 80년부터 공연, 363회에 걸쳐 70여만명을 동원한 레퍼토리다. 미국에서 연출가 크리스토퍼 마틴과 예수 역 챈 해리스를 초청해 원작에 가깝게 올린다. 24∼28일 하오 4시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02)539―0303
한네 토속적 정서의 극작가 오영진의 72년작을 서울시립뮤지컬단이 올린다. 연극에선 김성녀가 데뷔무대로 출연했는데 이번에 출연하는 가수 김성애(이혜경과 더블)는 김성녀의 친동생이다. 폐쇄적인 부락 선녀동에 한네가 들어와 파국을 맞는 다소 무거운 내용을 환상적으로 그린다. 이종훈 연출. 8∼13일 월∼금 하오 7시, 토 하오 3·7시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02)399―1669
지상에서 부르는 마지막 노래 시한부인생과 이를 둘러싼 모녀의 화해를 그린 소형 뮤지컬. 뮤지컬스타 최정원과 농익은 여배우 우상민이 모녀의 갈등을 연기한다. 오은희 작, 최종혁 연출, 배해일 연출. 20일∼98년 2월28일 화∼금 하오 7시30분, 토일 하오 3시30분 6시30분 문화일보홀. (02)3477―4500
백일천사 탤런트 조용원이 주연·제작을 맡고 이효정 변우민 윤현숙 등이 출연한다. 꿈을 잃어버린 이들이 연극 한편을 만드는 과정에서 천사같은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권호성 연출. 12∼21일 월∼목 하오 7시30분, 금 하오 4시 7시30분, 토일 하오 3시 6시30분 동숭아트센터 대극장. (02)517―7607
이밖에 ▲「사랑은 비를 타고」, 31일까지 인간소극장(02―508―8555) ▲「벼룩시장」, 98년 1월11일까지 성좌소극장(02―745―5127) ▲「유쾌한씨 모자」, 5일∼98년 1월4일 바탕골소극장(02―332―4116) 등이 공연된다.<김희원 기자>김희원>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예수역 챈 해리스/“귀 밝은편… 한국말이 별로 어렵지 않네요”
「이상한 나라에서 온 이상한 예수」. 현대극장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예수 역 챈 해리스(31)를 두고 연출자 크리스토퍼 마틴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윤도현(유다) 윤복희(마리아) 천호진(빌라도) 등 낯익은 배우 사이에서 유일한 외국인으로 「튀는 예수」처럼 보일 것은 자명하다.
『한국말이 별로 어렵지는 않습니다. 귀가 밝은 편이거든요. 하지만 관객이 우스워하는 일이 없도록 발음에 특히 신경쓰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내한한 그는 벌써 가나다라를 읽고 쓸 줄 안다. 독어판 「오페라의 유령」에도 출연, 외국어로 노래하는 일이 낯설지는 않다. 챈 해리스의 캐스팅은 미국 줄리어드음악원 동기이자 뮤지컬 「명성황후」에 출연 중인 김원정의 추천이 계기였다. 미국 현지에서 수 차례 개별 오디션을 한 극단측은 『음역이 높은 점도 있지만 챈 해리스만큼 귀가 트인 가수가 없었다』고 밝힌다. 그는 87∼88년 미국투어 「지저스…」에서 예수 역으로 나왔다.
장난꾸러기 인상이 가득한 챈은 『죽음이 앞에 있음을 알지만 이를 따라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인간으로서의 예수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테너인 그는 지금까지 20여편의 뮤지컬에서 예수(지저스…), 토미, 유령(오페라의 유령) 등 주요 역할을 맡아왔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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