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살만해졌다고 고급만 찾나요”『좀 살만해졌다고 한번 쓰고 버리는 화장지까지 고급만을 찾은 결과입니다』
85년 버려지는 우유팩을 국내최초로 재활용, 「코주부」브랜드의 화장지를 만들어 큰 관심을 모았던 부림제지공업 윤명식(57) 대표는 공장문을 닫아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서 새삼 근검절약 정신을 국민에게 강조했다.
부림제지는 94년 폐기된 전철티켓으로 화장지를 만드는 기술특허를 받아낸데 이어 환경마크와 품질보증 Q마크까지 획득하면서 한때 하루 6만개의 두루마리 화장지를 생산해 연간 10억원의 순익을 냈다. 그러나 순백색의 고급화장지만을 찾는 사치성 소비심리에 밀려 지난해부터 값싼 「코주부」의 매출이 급감했다.
설상가상으로 영세한 폐품수거업체들이 잇따라 도산, 심각한 원료난까지 겪고 있다. 윤씨는 『2백㎖짜리 38개면 50m짜리 화장지 한통을 만들만큼 폐우유팩은 훌륭한 자원』이라며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연간 발생량 6만톤중 85%가 그대로 쓰레기장에 버려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대기업들도 우유팩을 활용한 화장지를 생산하고는 있으나 1백%가 외제수입팩이다.
윤씨는 요즘 매일 지자체와 관공서, 환경친화기업 등을 돌며 순수 국산 재활용화장지의 구매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 서초구청만이 6천만원어치를 구매하겠다고 약속했을 뿐 다른 곳은 냉담하다.
윤씨는 『부림제지마저 망하고 나면 연간 5천억원에 달하는 국내 화장지시장의 90%는 외국의 지배에 들어갈 것』이라며 『외화도 절약하고 국내기업도 살리는 의미에서 20∼30% 싼 재생화장지를 사용해 달라』고 신신당부했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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