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타개대책 논의 국회소집 제의이회창/미·일 정상에 ‘적극지원요청’ 친서 전달김대중/포항 야채시장·포구돌며 어촌공약 제시이인제▷이회창 후보◁
이회창 한나라당후보는 30일 상오 당사에서 경제위기 타개책논의를 위한 국회소집을 제의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1일의 TV합동토론회 준비에 전념했다. 이후보는 회견에 앞서 고위당직자 회의를 열어 회견내용을 설명하고 향후 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조순 총재 등 참석자들은 모두 『매우 시의적절한 제안』이라며 당론을 적극 뒷받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후보는 「경제위기관련 긴급발표」라는 제목의 회견문을 먼저 낭독하고, 다른 당이 이후보의 제의를 거부할 경우 대책을 묻는 질문에 『정치권이 경제위기를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거절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이 제기하는 한나라당의 경제위기 책임론에 대해 『총리와 감사원장을 지낸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책임을 외면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후보는 그러나 『이 시국에 책임을 추궁하는 것 보다는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고 국민을 안심시키느냐가 중요하다』며 양당의 공세를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이후보는 이어 여의도연구소 6층 회의실에서 저녁 늦게까지 참모들과 실전을 방불케하는 TV토론회 리허설을 가졌다. 이후보는 사회자역을 맡은 강용식 TV대책본부장으로부터 70여개의 예상질문을 받았고, 김대중 국민회의, 이인제 국민신당후보역으로 나선 측근들과 설전도 벌였다. 또 스톱워치를 설치해놓고 답변시간내 충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이후보는 『화술 등 형식보다는 충실한 내용을 국민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김대중 후보◁
김대중 국민회의후보는 30일 서교동 성당 미사 참석외에는 일체의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1일 있을 TV토론회 준비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김후보는 이날 상오 11시 평소 다니는 서교동 성당에 도착, 1시간여동안 미사에 참석했다. 「우리시대 빚잔치는 기성세대가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의 송재남 주임신부의 강론속에 진행된 미사에서 김후보는 한동안 깊고 긴 묵상에 잠기기도 했다.
김후보는 이어 최근 면담한 조지 스테파노플러스 전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에게, 이날 방일한 박태준 자민련총재를 통해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일본총리에게 각각 『우방국가로서 우리의 경제위기 해결노력을 적극 지원해 달라』는 내용의 친서를 전달한 사실을 공표토록 지시했다. 또 이회창 한나라당후보의 긴급기자회견 내용과 3당총무접촉 결과를 전화로 보고받은 뒤 당차원의 대응책 마련을 당직자들에게 지시했다.
김후보는 하오에는 시내 모처로 이동, TV토론회 준비에 들어갔다. 김후보는 스튜디오에서 실제토론회를 방불케하는 리허설을 통해 실전연습에 치중할 계획이었으나 당초방침을 바꿔 논리를 가다듬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김후보는 국가부도에 처한 경제위기 상황과 이에따른 회생대책을 감각적이고 거부감없는 언어로 구사하는 연습을 반복하고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하의 대응책에 관한 입장을 구체화했다. 김후보는 마지막 순서로, 김한길 정동채 김영환 정세균 천정배 의원 등 TV토론 준비팀들과 1대 1 대화로 대응논리를 최종점검했다.<이영섭 기자>이영섭>
▷이인제 후보◁
이인제 국민신당후보는 30일 상오 포항에서 야채시장과 어촌 등을 방문, 「일꾼대통령론」을 역설한 뒤 항공편으로 서울로 이동, 1일에 있을 TV합동토론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포항 어촌에서 민박한 이후보는 이날 상오 6시 북구 죽도 야채시장을 찾아 30여분동안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일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배추 상인을 만나 『내 어릴 때 별명이 배추』라면서 5분여동안 배추를 나르는 일을 도왔다. 이후보는 시장방문을 마친 뒤 남구 구룡포의 한 식당에서 복어탕으로 당직자 등과 조찬을 함께 하면서 『이회창 한나라당후보가 금융실명제법을 어기며 김대중 후보의 비자금자료를 입수하더니 이제는 언론 자율까지 침해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후보는 이어 구룡포 청년회 사무실에서 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정부에서 총리와 집권당 대표 등을 지내며 고용사장 역할을 했던 이회창 후보가 경제파탄에 책임이 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 특권층들은 권리만 누리고 병역과 납세의무 등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며 『국민들과 함께 땀과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젊은 지도자가 나와야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후보는 포구에 정박한 오징어배에 잠시 올라 어민들의 고충을 들은 뒤 영어자금 9,500억원까지 확대와 영세어민 지원 강화 등 공약을 제시했다. 이후보는 이어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은행감독원의 은행자산 실사로 은행들이 대출금회수 소동을 벌여 기업부도가 더 늘고 있다』며 은행자산 실사평가 중지를 촉구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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