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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방치해선 안된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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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방치해선 안된다(사설)

입력
1997.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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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가 어제 한때 400선이 무너졌다. 주가지수가 400선 이하로 한때나마 떨어진 것은 10년5개월만의 일이다. 증시가 더 이상 방치돼선 안된다는 위기감을 낳고 있다.증시의 불안은 외환위기의 지속과 향후 금융산업의 구조조정, 극심한 자금난과 끊임없는 기업의 부도사태 등 당면한 종합적인 난제들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부양만을 겨냥한 특별한 대책이나 묘안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설령 증시부양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들 효과가 과연 얼마나 발휘되고 지속될지도 미지수다. 그동안 정부가 수차 증시대책들을 내놓았고 바로 지난 26일에도 증시부양책을 발표했으나 약효가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를 이대로 방치하다간 정말 회복하기 어려운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증시에 대한 정부의 특별한 관심과 단안을 당부하지 않을 수 없다. 직접금융의 가장 중요한 조달시장인 증시의 파국은 최악의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전체 자금조달시장에 연쇄적 파국을 몰고 오기 때문이다. 증시폭락세를 멈추도록 하려면 기본적으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이 조속히 타결돼 일단 외환시장의 위기감부터 진정돼야 한다. 다행히 정부와 IMF간의 협상이 진전될 경우 이르면 다음달 중순엔 첫 구제금융의 수혈이 가능하리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그때까지 증시가 파국상태를 면하고 버틸 수 있을 것인가이다. 증권사나 관계기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대한 한국은행의 특별융자를 요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정책당국으로선 한은의 특융이 갖는 다양한 측면의 파급을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현재로선 증시의 기반침하를 더 이상 방치하다간 더 큰 경제적 어려움과 비용을 치러야 할 처지에 빠질지 모른다는 점이다.

정부가 증시파국을 결코 용인치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는데 현재로선 특융이상의 효율적 수단이 없는 것 같다. 지금 증시는 심리적 공황상태에 있다. IMF구제금융결정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보다는 매수에 나서 순매수우위가 지속되고 있으나 국내투자자들은 여전히 투매나 관망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증시주변의 분위기가 반전의 계기나 동인을 얻지 못한 탓으로 분석된다. 정부에 한은특융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신중히 고려해 보도록 권유하는 이유도 한은특융이 갖는 상징적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증시가 회복되기 위해선 정부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기관투자가나 일반 투자자 모두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정부의 대책이 아무리 강해도 투자자들의 냉정한 인식과 협력이 병행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일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심리적 뇌동상태를 벗어나 증시에 대한 중장기적 판단을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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