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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나는 ‘입’싸움/흑색선전·인신공격 등 거친 논평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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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나는 ‘입’싸움/흑색선전·인신공격 등 거친 논평 난무

입력
1997.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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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이 점차 열기를 더해 가면서 각 후보진영의 「입」이 거칠어지고 있다. 뚜렷한 증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상대방을 무조건 공격하는 흑색선전, 특정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성 성명·논평이 빈발하고 있다. 또 용어도 「패륜」 「거덜냈다」 「악취」 등 혐오스런 말로 가득차 있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진흙탕 입 싸움은 선거전이 가열될 수록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심각한 선거후유증까지 우려된다.28일만해도 한나라당 국민회의 국민신당 등 세 정당은 경제위기의 책임소재와 한나라당의 「돈선거」여부를 놓고 낯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국민회의 정동영 대변인은 이날 『최근 이회창 후보 진영에 수백억원의 선거자금이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면서 『구체적 자료가 갖춰지는대로 사법당국에 고발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대변인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낸 이회창 후보가 「일당 청중」을 동원하고 피라미드식 입회원서 판매 등 부도덕하고 부패한 구악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정대변인이 제시한 증거자료라곤 한 언론의 보도밖에 없었다.

국민신당도 여기에 가세해 최철규 부대변인은 『나라경제가 부도나 국제망신을 당하고 있는 이때 한나라당이 보여주고 있는 초호화 군중집회는 무책임하고 몰염치한 행위』 라고 공박했으나 역시 구체적인 증거는 내지 않았다.

이러자 한나라당도 지지않고 거칠게 대응했다. 오양순 부대변인은 성명에서 『다른 후보진영이 억지를 부리며 밑도 끝도 없는 허위사실을 날조해 유포시키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경제위기 책임론을 놓고서는 국민신당측에서 「섬뜩한」 주장들을 내놓았다. 『김영삼정권 아래서 온갖 영달을 독식하면서 단물만을 빨아온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가 이제는 국가부도 책임을 김대통령 한사람에게 모조리 뒤집어 씌우고 있다』 『한나라당과 이회창 후보는 나라를 송두리째 거덜내 놓고서도 뻔뻔스럽게 간판만 바꿔달고 권력을 구걸하고 있다』(우동주 부대변인)는 등의 원색적인 용어가 총동원됐다. 이에대해 한나라당은 짐짓 『자라나는 어린 세대들이 차마 이 글을 보게될까 두렵다』(구범회 부대변인)며 점잖게 대응했다.

후보 개인을 겨냥한 인신공격의 악습도 재연되고 있다. 한나라당 장광근 부대변인은 이날 김대중 국민회의후보를 겨냥, 「학력바꾸기」라는 새로운 공격소재를 개발해냈다. 그는 성명에서 『국민회의 김후보는 6번에 걸친 국회의원 선거와 4번의 대통령선거 등 총 10회의 선거를 치르면서 선거때마다 다른 학력을 내세워왔다』며 김후보를 비난했다. 이를 받아 국민회의에서는 이회창 후보를 빗대 『부모를 내치고 잘되는 집안 없다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이름까지 바꾼 「양아들」은 집안 망치고 나라를 절단낼 위험인물이다』(박선숙 부대변인 촌평)라고 「악담」을 했다.

국민신당측도 이에 질세라 『이회창 후보는 두 아들뿐 아니라 친인척 일가의 멀쩡한 장정들이 무려 6명씩이나 군에 안간 희대의 병역면제 가문의 대표자』(우동주 부대변인 논평)라고 헐뜯었다.<정진석·장현규·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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