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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길 “카멜레온 정치판”/여야 오락가락 변신·말바꾸기 어지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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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길 “카멜레온 정치판”/여야 오락가락 변신·말바꾸기 어지러워

입력
1997.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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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없는 후보간 연대도 ‘혼돈’ 부채질15대 대선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이전에 온갖 풍상을 겪었으며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는 여당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3위로 추락할 때가 있었는가 하면 후보간 연대가 이루어지는 등 과거에 보기 힘든 현상들이 적지 않았던 데서 연유한다.

혼돈의 와중에서 상당수 정치인들이 변신과 말바꾸기를 거듭했고 몇몇 여론조사 기관의 지지도가 정치인들의 행동, 나아가 대선판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도 벌어졌다. 또한 후보등록 이전에 벌써 중앙·지방의 TV토론이 30여차례나 경쟁적으로 이루어져 「TV토론 과잉」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 내부에서 자기반성이 제기된 대목은 정치인들의 숨가쁜 변신이었다.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당때 민주당의 이부영 권기술 의원, 박계동 전 의원 등은 『정통야당의 조종이 울렸다』 『5공세력이 주도하는 신한국당과의 합당은 명분이 없다』고 비난한 바 있다. 또 김원웅 전 의원은 「국민신당을 가며」라는 회견문까지 돌렸다. 그리고 며칠후 이들은 「깨끗한 정치를 위해」라는 말과 함께 한나라당에 합류했다.

또 신한국당 특보를 하다가 국민신당으로 간 김충근 대변인은 지금 이회창 후보를 가혹하게 비난하고 있고, 얼마전까지 자민련 대변인으로 이후보를 맹렬히 공격한 안택수 의원은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과거 야당의 「공적 1호」였던 안기부 기조실장 출신 엄삼탁씨가 국민회의의 핵심브레인으로 활동중이다. 이들 외에도 납득할 만한 설명없이 정당과 노선을 바꾼 사람들이 즐비하며, 신한국당의 내분사태 등에서 오락가락한 정치인들까지 합하면 그 숫자가 헤아릴 수 없을 지경이다.

한나라당 국민회의 국민신당이 경쟁적으로 예비역장성들의 영입, 지지선언을 추진하는 행위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국가안보를 책임졌던 이들을 정략의 도구로 활용하는 선거전략은 군의 명예와 사기를 추락시켜 결국 국가안보에 해가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철새 정치인들의 변신을 놓고 『우리 사회에 본받을 어른이 없기 때문』이라는 자조도 있다. 한나라당 조순 총재가 지난 5월 국민회의 전당대회에서 『천시가 왔다』고 말하다 몇 달후 이회창 후보와 손잡았다.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는 「영원한 적」으로 여기던 김대중 후보와 연대했으며 국민신당 이만섭 총재는 경선불복을 비난하다 이인제 후보 진영으로 갔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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