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금값이 아니다」인플레이션이나 금융시장 불안 때 「마지막 피난처」로 인기를 모으는 금의 국제가격이 온스당 300달러선 아래로 떨어져 최근 12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런던시장 금값은 26일 온스(28.35g)당 5.80달러 폭락한 296.25달러를, 뉴욕 상품거래소 12월 인도분 금값은 3.80달러 떨어진 온스당 296.70달러를 기록했다. 올들어서만 19%이상 급락한 시세다.
이날 금값 폭락은 에디 조지 영국 중앙은행총재가 『내년 출범할 유럽연합(EU)중앙은행이 주요 외환보유 수단으로 금을 이용하지 않을지 모른다』고 말한 것에 의해 촉발됐다. 독일 3,700톤 프랑스 3,182톤 이탈리아 2,592톤 스위스 2,590톤 네덜란드 1,052톤 등 미국(8,149톤)을 제외하고는 금 보유량이 가장 많은 유럽 국가들이 금을 매각한다면 금값 전망은 뻔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늘어나는 구제금융 재원 마련을 위해 보유금을 매각하리라는 관측마저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매각하고 미 달러화나 국채 등 고수익자산을 확보하려는 추세에다 주요 금 소비시장인 동아시아 국가들에서 경제위기로 인해 수요가 줄어든 것도 가세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온스당 250∼28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으나 일본에선 『바닥을 친 지금이 소규모 투자에는 호기』라는 신문광고도 나온다.
어쨌든 인플레이션이 만연하던 80년대초 온스당 800달러를 호가했던 금은 국제 금융환경의 격변 속에서 국가재정과 개인투자의 안전장치라는 전통적 기능을 잃고 있다.<신윤석 기자>신윤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