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할 때의 결심지켜 가슴 뿌듯”『적은 돈이지만 부끄럽지 않습니다. 한푼두푼 어렵게 모은 돈입니다』
「영등포시장 커피아줌마」 연화자(47)씨는 최근 불우청소년 교육기관인 서울 강서구 성지고교(교장 김한태)에 장학금 1천만원을 내놓으며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킨 것에 대해 뿌듯해했다.
『남편과 사별한뒤 아이들을 보육원에 보내야 했습니다. 3년뒤 겨우 방한칸을 마련해 애들을 찾아오며 결심했습니다. 언젠가 자리를 잡게되면 형편이 어려워 보살핌을 못받는 아이들을 꼭 돕겠다고 말입니다』
연씨의 뜻을 전달받은 김교장은 서울지검 남부지청과 협의, 이 돈을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본부」의 장학기금으로 키우기로 했다. 남부지청은 연말 모금행사를 통해 돈을 보탠뒤 내년초부터 20여명씩의 불우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연씨도 매년 1천만원씩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16년간 서울 영등포 중앙시장에서 커피행상을 한끝에 이제 시장 한편에 작은 한방차 가게도 내고 방세칸짜리 전셋집을 장만한 연씨의 선행은 이것만이 아니다. 지난달만해도 동사무소를 찾아가 불우이웃돕기에 써달라며 1천만원을 선뜻 내놓았고 노인정 두곳에는 1백50만원씩을 월동비로 보탰다.
『고생할 때 도와준 분들에게 이제야 빚을 갚는 셈이죠』
커피행상 시절 음식을 나눠주던 식당주인, 동사무소에서 라면과 구호물품을 받도록 알선해준 이웃들의 고마움을 결코 잊을 수 없다는 연씨는 『더 많은 이웃을 돕기위해서라도 열심히 일해야 한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유병률 기자>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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