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 구조조정·사업축소 ‘임원학살’ 시작/평사원까지 감원바람 확대 “실직 공포”재계의 감량경영이 마침내 대량해고 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다. 임원과 일부 간부직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조기퇴직 형태로 시작된 감원바람이 평사원까지 확대되면서 재계에 감원공포를 몰고오고 있다. 불황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데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따른 경기부진에 대비, 기업마다 대규모 인력감원을 피할길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25일 50% 감원방침을 발표한 「한라중공업 쇼크」가 재계를 강타하면서 앞으로 구조조정의 과제를 안고 있는 기업들로 대량 감원의 불길이 번질 전망이다.
○…한라중공업은 현재 6,055명인 임직원수를 3,000여명으로 줄이기위해 우선 명예퇴직자와 자연감소로 인원을 어느정도 줄인후 정리해고를 단행할 계획이다. 감원대상이 무려 3,000명에 달하는데다 임원에서 평사원까지 무차별적으로 몰아내겠다는 방침이어서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법적으로 정리해고가 시행되지않고 있는 가운데 기업이 노조와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대량감원을 시도하는 것이어서 노조의 반발과 함께 적법성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한라중공업 노조는 회사측의 결정에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있다.
한라그룹의 주력계열사로 조선 플랜트 중장비 등 3개 부문을 두고 있는 한라중공업은 지난해 1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부채비율이 1,000%를 넘는 가운데 10일 지급해야 하는 생산직근로자에 대한 급여를 이날까지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부에서는 한라측의 계획대로 감원이 이뤄질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주거래은행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기위한 자구의지의 표현이거나 특수관계에 있는 현대그룹에 매각하기위한 선결조치라는 분석도 하고 있다.
○…본격적인 구조조정과 사업계획축소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는 임원에 대한 「대량학살」은 이미 시작됐다. 21일 한화그룹이 임원인사를 실시한데 이어 LG그룹이 24일 사장단인사를 실시했고 25일에도 한라외에 기아가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한화는 32명이 임원으로 승진, 지난해 승진자(50명)의 60%선에 머물렀고 LG사장단인사에서는 경영실적이 부진한 사장 5명이 한꺼번에 물러났다. 진념 체제로 새출발한 기아도 한승준 자동차고문 유영걸 기아자판 사장 등 간판 경영인들이 대거 퇴진했다.
이미 이달초 주력인 자동차의 임원인사에서 30%의 임원을 감축해 충격을 불러일으켰던 현대도 대량학살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룹관계자는 『95년까지 10%선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5%로 줄인 연간 임원증가율을 올해는 더욱 낮출 것』이라고 말해 10∼20%이상의 임원감축이 예상된다.
삼성도 사업부서통폐합 인력재배치 등 조직개편에 들어간 상태여서 이에 따라 인사의 폭도 결정될 전망. 올해는 단위자체가 다르다는 관계자의 말에 비춰보면 최근 3년간 매년 10%정도의 임원을 줄여온 관례보다 많은 20∼30%선이 그룹주변에서 예상되고 있다. 향후 3년간 500명의 임원을 해외로 내보낼 예정인 대우그룹도 임원수동결방침을 세웠다.<이종재 이재열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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