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반응을 작품소재 활용/‘스위스에서 온 편지’ 주제 전시회서구 예술계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젊은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계 스위스 작가 마크 훙어뷜러(Marc Hungerbuhler·34). 그가 「인터넷 설치미술」이란 독특한 장르를 들고 어머니의 나라를 찾아왔다.
전시장의 작품을 인터넷에 띄워놓고 세계 네티즌들의 반응을 받아 이를 다시 작품의 소재로 활용하는 새로운 예술장르이다. 국내에서는 시도된 적이 없을 만큼 생소하다.
그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63」(02-547-0735)에서 11일부터 28일까지 「스위스에서 온 편지」란 주제의 작품전을 열고 있다. 이 가운데 인터넷 설치미술작품의 제목이 「고래와 사람」. 인간이 수많은 매체를 통해 끝없이 대화를 나누지만 고래들이 의사전달을 위해 주고받는 울음소리보다 생명력이 없음을 꼬집는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각종 고래 모습과 울음소리를 담은 영상이 전시장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다. 훙어뷜러씨는 이 영상을 카메라와 특수컴퓨터로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www.eunet.ch/Customers/lettersfromch)에 올려 놓는다.
인터넷을 통해 작품을 본 사람들이 글이나 그림을 보내주면 프로젝터로 전시장 다른쪽 벽면에 상영한다.
훙어뷜러씨는 『인터넷 등 발전된 과학기술이 인간이 자기반성을 하면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해서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63년 스위스 상갈렌에서 스위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훙어뷜러는 16세때 미국으로 유학, 뉴욕에서 교육받았다. 85년 파슨스 디자인학교에서 조각부문 학사학위를 받았다. 「육체의 원죄」 「차세기의 여명」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폭넓은 작품이 CNN에 소개되기도 했다.<박승용 기자 dragon@korealink.co.kr>박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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