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요(삼양)증권과 홋카이도 다쿠쇼쿠(북해도척식)은행에 이어 일본 4대 증권사의 하나인 야마이치(산일)증권이 폐업을 신청키로 결정, 사실상 파산했다고 일본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이는 일본 금융계가 본격적인 도태의 시대에 진입했음을 상징하는 것으로써 일본내외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야마이치증권은 심각한 경영난의 와중에서 쓰러졌다. 주가는 한때 50엔에 이를 정도로 급락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동안 교묘히 숨기고 있던 2,600억엔으로 추정되는 거액의 장부외 부채가 발각되자 그나마 모색해 온 자구 노력을 중지하고 스스로 폐업의 길을 선택했다. 그룹전체의 부채총액은 6조엔을 넘어 전후 최대 기업도산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야마이치증권의 파산은 일본의 국내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커다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일본 금융업계는 4대 증권사의 일각이 무너짐으로써 앞으로의 변화를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다. 일본정부는 이 사건이 대외 신용도를 떨어뜨려 침체된 일본의 경기에 더욱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일본정부가 24일 내외금융시장의 자금공급을 원활히 하는 시장안정화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이같은 위기감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일본정부는 현재 미국 및 유럽의 관계자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일본은행이 고객보호를 위한 1,000억엔의 특융을 실시키로 하는 등 긴박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이 아시아 각국의 금융위기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도 줄어 들게 될 전망이다. 더욱이 일본 거대증권사의 파산은 아시아시장에 대한 서구의 불신감을 더욱 조장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도쿄=김철훈 특파원>도쿄=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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