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세 상당한 성과불구 급조정당 불안정요인도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합당한 한나라당의 출범은 대선판도, 한국 정당사에 큰 변화를 던져준 하나의 사건이다. 양당 합당은 이회창 후보의 상승세로 이어져 대선판도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고, 정당사적 측면에서는 새로운 정치판의 조성과 3당 합당체제의 종식을 의미하고 있다.
특히 한국 정치사에서 한나라당은 하나의 도전이자 정치실험으로 다가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회창 후보, 조순 총재 등 두 정치신인이 한나라당의 축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에 경험하지못했던 정치실험이 전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성패는 12월 대선에서 판가름난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창출하면 자신들이 내세우는 대로 3김정치의 청산, 새로운 정치세력의 형성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한나라당은 현실정치의 벽을 돌파하지 못한 「아마추어 정치의 좌절」로 기록될 것이다.
현재까지 대선판세만을 놓고 보면, 한나라당은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회창 후보가 15% 안팎의 지지도로 「만년 3위」에 머물다가 25∼30%의 지지도를 기록하며 2위권으로 도약했다는 사실이 합당의 긍정적 효과를 말해주고 있다. 이런 상승효과는 이후보의 강한 이미지에다 조총재의 부드러운 이미지가 겹쳐지며 상호보완적 효과를 거두고 있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또한 이후보가 한나라당의 슬로건중 「깨끗한 정치」를, 조총재가 「튼튼한 경제」를 맡는 역할분담이 이루어지면서 「시너지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자체 평가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진로에는 적지않은 복병들이 있다. 우선 한나라당은 대선직전에 정권창출을 위해 이질적 세력이 통합한 급조된 정당이라는 점이다. 얼마전까지 여당이었던 신한국당 세력과 군소야당인 민주당 세력이 합해진데다, 당내 갈등의 와중에서 소외세력으로 변질된 신한국당 민주계가 어우러져 있어 불안정한 동거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런 구조는 내각제를 매개로 한 DJT연합의 이질성과 맞물려 정치권 전반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어 또다른 정계재편의 요인을 잉태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선 이후에는 어떤 식으로든 정계개편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이건, DJT건 모든 정파가 대선이라는 승부를 염두에 둔 통합이나 연합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승리는 야권의 재편을, DJT나 국민신당의 승리는 여야 정치권 전반의 변동을 초래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