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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차악의 선택/조명구 정치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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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차악의 선택/조명구 정치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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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대선이 26일 앞으로 다가왔다. 어느 선거때나 정치·역사적 의미가 부가되지만 이번 선거만큼 중차대한 선거도 없을 것이다. 21세기의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또다시 갈등과 좌절의 혼란으로 빠져들 것인가를 가름하는 선거이기때문이다. 각후보 진영은 이번 선거의 테마를 3김청산-정권교체-세대교체로 설정하고 있다. 이같은 득표전술의 지향점은 나름대로 논리가 있다.그러나 후보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흠결이 없는 후보가 없다. 이회창 한나라당후보는 아들 병역문제가, 김대중 국민회의후보는 고령과 건강문제가, 이인제 국민신당후보는 경선불복문제가 그렇다.

이 때문에 아직도 부동층이 20∼30%에 이르고 있고, 유권자들중에는 「지지하고 싶은 후보가 없다」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하지만 우리는 이들 가운데 한사람을 뽑을 수 밖에 없고 싫든 좋든 한사람에게 국가의 명운을 5년간 맡겨야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선에서는 「최선이 아닌 차선을,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해야한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 시점에서 92년 대선과 YS집권 5년을 반추해볼 필요가 있다. 그 당시에도 YS, DJ, 정주영씨간의 3파전이었다. 정씨는 「경제대통령」을 부르짖었지만 고령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했고, DJ는 두터운 「영남벽」과 일부 계층에서의 반DJ정서를 뛰어넘지못해 좌절하고 말았다. 반면 YS는 두터운 영남세에다 반DJ정서를 업고 보수중산층의 기대심리에 힘입어 42%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그때 어느 누구도 「YS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이 모양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국민들이 5년전 그래도 그가 제일 낫다고 판단하고 밀어주었지만 YS정권 5년의 대차대조표는 어떠한가. 그가 역대 대통령중 경제적 측면에서만 따져본다 해도 「거꾸로 간」유일한 대통령이라는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오죽하면 김영삼정부를 두고 「부도정권」이라는 가혹한 평가를 할까. 우리는 지금 국가지도자를 선택하는데 있어 심사숙고하지 않으면 안된다. 92년 대선결과의 역사적 교훈을 새삼 되새겨야 한다. 그래도 나은 사람이 누구인가를 곰곰이 따져 차선의 선택을 해야한다. 그것이 국민으로서 책무이다. 국가명운에 대한 책임은 대통령보다는 국민에게 더 많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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