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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 “구호뿐인 대책”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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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 “구호뿐인 대책” 시큰둥

입력
1997.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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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부 금융위기 인식 미흡” 순매도세 계속/해외투자전문가들 “IMF 구조요청이 유일처방”정부가 19일 발표한 금융시장안정대책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이 부정 일변도여서 금융위기 해소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특히 상당수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은 『실효성도 없고 실현성도 의문』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고, 국내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중장기 펀드들까지 자금을 빼내가려는 움직임까지 나타나 금융시장의 불안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우선 외국인들의 부정적인 반응은 외국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한국기업의 주식의 급락세에서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과 런던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는 한국주식의 가격은 금융시장안정대책 내용이 알려지면서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런던증시에 상장돼 있는 삼성전자의 주식예탁증서(DR)가격은 무려 12.19%가 떨어졌고, LG전자의 DR가격도 9.69%나 폭락했다.

뉴욕증시의 코리아펀드도 12.17%의 하락률을 나타냈으며 포철과 한전의 DR가격도 각각 6.35%와 3.03% 떨어지는 등 우량기업들의 주식값이 약세를 면치못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시장안정대책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국내기업의 해외상장주식은 이날 하루동안 평균 4.72%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주식투자자들은 20일 국내증시에서도 한전, 대우중공업, 국민은행 등의 우량주들을 집중적으로 팔아 순매도세를 멈추지 않았다.

외국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전문가들은 이와관련,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계 증권사인 시티증권의 한 관계자는 『한국금융시장은 하루하루가 위기의 연속이고 사태가 악화하고 있는 데 한국정부는 아직도 상황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금융시장안정대책도 구호만 있고 액션은 없기 때문에 상황호전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외화자금 조달을 위해 정부채권을 발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한국채권을 무엇을 믿고 살 수 있겠느냐』면서 『대다수 외국인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과 금융·산업부문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김동영 기자>

뉴욕에 본부를 둔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컨설팅사의 한국기업부 대표인 현재문(53) 이사는 19일 뉴욕의 외국 투자가들이 이번 대책을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구제 요청만이 이들을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워터하우스는 미국내 「빅6」중 하나인 굴지의 회계 및 기업자문회사이다.

현이사는 『한국정부에 대한 외국인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질대로 떨어져 새 경제팀이 내놓은 처방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이라면 설령 한국의 4대 재벌이 와도 뉴욕 투자자들이 돈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이사는 『가급적 빨리 IMF에 구조 요청을 해 급한 불부터 끈 후 투자가들의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뉴욕=윤석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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