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첩이 지닌 장비는 만년필과 볼펜으로 위장한 독총과 독침은 물론 립스틱에 감춘 독약 등 인명살상용 특수장비를 비롯, 현직경찰관 신분증까지 매우 다양했다.이중 만년필형 독총은 북한의 대남공작부가 자체개발한 무기로 겉모양은 일반 파커 만년필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내부에는 뇌관과 화약 및 독약이 든 탄알이 장착돼 있는 살인무기. 뚜껑을 한두번만 돌리면 탄알이 발사되는데 7∼8m이내의 사람이 맞으면 즉사한다. 안기부는 이 독총의 위력을 실험한 결과 3m 떨어진 두께 7㎜의 나무판을 뚫을 만큼 강력했다고 밝혔다. 이 무기는 95년에 침투했던 간첩 김동식이 갖고있다 적발돼 처음 알려졌다.
독침은 파커 볼펜과 똑같이 생겼는데 볼펜심이 나오는 부분을 몸에 대고 뚜껑을 누르면 독침이 몸에 꽂히게 돼 있다. 독약앰풀은 길이 23㎜ 직경 10㎜ 크기 밖에 되지않아 볼펜 뚜껑이나 립스틱 등에 쉽게 감출 수 있는 장비다. 안기부측은 독약앰풀은 간첩들이 유사시 깨물어 자살용으로 쓰는 무기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는 북한공작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벨기에제 브로닝권총보다 훨씬 성능이 좋은 32구경형 체코제 MOD83 권총도 발견됐다. 이 권총은 14발의 실탄을 장착할 수 있고, 소음기 부착이 쉬워 암살·테러가 용이하다. 부부간첩은 또 1분에 750자를 송신할 수 있는 전자기억식 무전기도 갖고 있었는데 북한이 직접 제작한 것이다.
이들 부부는 또 육안으로는 위조여부를 구별할 수 없는 위조주민등록증을 2개씩 모두 4장을 갖고 있었다. 주민증에 적힌 이름이 국내에 거주하는 실존인물이라 경찰의 불심검문 등을 쉽게 피할 수 있었다. 특히 최정남은 검거 당시 북한에서 가지고 온 현직 경찰관의 신분증까지 갖고 있었다.<이동국 기자>이동국>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