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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 공조 시급하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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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극복 공조 시급하다(사설)

입력
1997.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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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는 백척간두에 서 있다. 정부가 갖고 있는 달러가 부족하여 기업이나 금융기관은 물론 나라 자체가 부도가 날 상황이다.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했던 경제위기다. 우선 당장 급한 것은 부도를 막는 일이다. 외국금융기관들이 한국경제를 깊이 불신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당면한 최대현안은 해외의 이 불신을 불식시키는 일이다. 국책은행의 신용으로도 불가능하여 이제 한은과 정부가 직접 나서고 있다. 우선 미국과 일본중앙은행과 교섭하고 이것이 불가능하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얻겠다는 것이다.이 교섭을 순탄하게 하기 위해서도 해외신뢰회복이 긴요하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획기적이고 총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것은 김영삼 정부의 힘만으로는 안된다. 김대통령은 이미 심각한 레임 덕(권력누수)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12월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에는 이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다. 정부가 강도높은 대책을 세우더라도 이것을 집행할 수 있는 의지와 힘이 「따르지 않으면 실효를 거둘 수 없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신뢰를 얻지 못한다.

따라서 김영삼 대통령은 불가항력적인 레임 덕 현상을 불식하기 위해 이회창 신한국당총재, 김대중 국민회의총재, 이인제 국민신당후보 등 현 대통령후보들의 협력과 지원을 얻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세 후보들로서도 필요한 것이다. 한 달뒤면 세 후보중의 한 사람이 내년 2월 이후 앞으로 5년간 국정을 이끌어갈 대통령이 된다. 누가 되든 현경제위기타개가 역시 그의 최대당면현안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경제위기는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지고 있어 한시라도 방치해 둘 수 없다. 세 후보들이 대통령당선자가 된 뒤에는 말할 것도 없고 되기 이전인 지금이라도 현 정부에 대해 힘을 실어 줘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경제위기가 이 지경에 이른 것도 따지고 보면 리더십의 부재에 큰 책임이 있는 것이다. 리더십의 공백은 어떠한 형태로도 메워져야 한다.

김대통령과 세 후보들이 경제위기, 특히 외환위기극복에 협력체제를 구축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비슷한 구상을 갖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 및 일본중앙은행의 차관이나 국제결제은행(BIS)차관을 교섭하고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IMF의 구제금융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것에도 정치권의 지지가 긴요하다.

정치권은 지난 4월 여야영수회담을 통해 경제정책에 관한한 협력체제를 구축키로 합의하고 「경제정책협의회」를 구성한바 있다. 여야는 「민생안정에 여야를 불문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라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결국 대통령선거자금규명공방 등 정쟁에 밀려 무산됐다. 이번은 사안과 환경이 다르다. 경제가 파탄되면 정치도 없다. 대통령의 국정책임은 무한대이지만 대통령후보들의 책임도 크다. 세계가 한 지붕이 된 이제 정치권은 국내외에 신뢰성을 보여줘야 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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