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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규 저 ‘한국의 목공예’/“우리가구는 자연미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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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규 저 ‘한국의 목공예’/“우리가구는 자연미 그 자체”

입력
1997.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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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부터 조선까지 안방·제례용품 등 사진 320여장 함께 수록/깊고·방대한 분석 눈길『중국은 의자생활을 하는데다 건축구조가 커서 가구도 크고 조각도 많습니다. 나무도 단단한 화류나무를 쓰지요. 일본도 가구에 금속장식이 많이 붙고 전체적인 비례가 약합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 가구도 매우 장식적이지요. 반면 우리 목가구는 조각을 안하고 나무무늬결을 그대로 살립니다. 선비들이 쓰던 사랑방용품을 보면 공은 최대한 들이되 인공미를 풍기지 않고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내도록 합니다. 조선백자나 분청사기같은 단순미, 자연미라고 할까요. 특히 비례감각이 탁월하지요』

용인대 산업디자인학과 박영규 교수(문화재 전문위원)는 「한국의 목공예」에서 조선시대를 중심으로 한 우리 목공예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한다.

이 책은 삼국시대부터 조선조까지 한국 목공예를 가장 방대하고 심도있게 다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랑방용품 안방용품 주방용품 일상용품 무속·제례용품 등 부문별로 나눠 순수·소박한 것에서부터 화려하고 권위적인 것까지 대형 컬러사진 320장을 싣고 뒤에 한국 목공예의 특징을 분석했다. 도판사진은 국립중앙박물관과 여러 사설박물관 및 개인 소장품을 찍은 700여장중 명품만을 엄선했다.

『요즘 장인들은 옛것을 잘 모릅니다. 어떤 가구가 일제때 것인지 조선조때 것인지, 왜 그런 식으로 만들고 어떻게 쓰였는지 잘 모릅니다. 대대로 내려오는 기술에 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이해가 부족하고 그렇게 할 만한 자료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지요. 옛 공예품을 그대로 재현하는 전승공예품이건, 이를 현대화하는 전통공예품이건 전통에 대한 탄탄한 이해가 없으면 안됩니다. 그래서 전통공예품이라고 하는 것 가운데 왕왕 국적불명의 것이 나오게 되지요. 가구는 생활 속에서 만들어야 하는데 생활이 멀어져가니까 단순히 외형만 답습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 책이 한국적 공예·디자인을 찾는 데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 책은 목공예를 다루고 있지만 이를 통해 한국적 디자인의 본질을 더불어 보여준다. 꼭 공예가나 디자인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찾고 즐기려는 이들에겐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범우사 발행, 12만원.<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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