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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문턱서 만나는 두 ‘겨울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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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문턱서 만나는 두 ‘겨울나그네’

입력
1997.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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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현­딸 영방씨 반주로 4번째 전곡노래/한스 젠더­현대감각의 실내악편곡 국내 초연슈베르트 200주기인 올해가 가기 전, 겨울 문턱에서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를 만나자. 평생 슈베르트를 사랑한 바리톤 조상현(73)씨가 겨울나그네 전곡(24곡)을 노래한다. 또 현대 독일 작곡가 한스 젠더(61)가 실내악 반주로 편곡해 새로 그려낸 20세기의 겨울나그네가 찾아온다. 조상현의 겨울나그네는 19일 하오7시30분 문화일보홀에서, 한국페스티발앙상블이 국내 초연하는 젠더의 겨울나그네는 23일 하오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들을 수 있다.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는 사랑을 잃고 모든 희망과 이별한 채 겨울의 한복판으로 정처없이 떠나는 나그네의 노래다. 연인에게 작별을 고하는 첫 곡 「안녕히」에서 마지막 「거리의 악사」까지 24곡이 한결같이 아름답고 간절하다.

73세의 고령에 겨울나그네 전곡을 부르는 조상현씨의 의욕은 「노익장」을 실감케 한다. 54년 첫 독창회 이후 20번째 독창회다. 그동안 19번의 독창회 중 다섯 번을 슈베르트의 곡만으로 꾸몄고 겨울나그네는 세 번이나 전곡을 노래했을 만큼 슈베르트 사랑이 각별하다. 딸 영방씨가 피아노 반주를 맡아 온기를 더한다. (02)3701-5757

한스 젠더(61)의 겨울나그네는 원곡의 피아노 반주부를 실내악으로 편곡한 것이다. 겨울 들판보다 더 황량하고 쓸쓸한 겨울나그네의 심정을 젠더는 여러 가지 악기로 거친듯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하모니카, 아코디언, 하프, 타악기 외에 바람소리를 내는 윈드머신, 오보에 다모레, 베이스 클라리넷 등 자주 쓰이지 않는 악기들이 등장한다. 빗소리, 바람소리가 들리고 타악기는 나그네의 고통스런 마음을 격렬하게 두드린다. 가수는 노래하다 신음하듯 부르짖기도 한다. 피아노 건반 속에 억눌린듯 감춰졌던 겨울나그네의 쓰라린 상처가 젠더의 실내악 편곡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작품이 9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초연됐을 때 센세이션에 가까운 열광이 있었다. 한스 페터 블로흐비츠의 노래, 앙상블 모데른의 반주로 된 음반이 BMG에서 나와 있다.

한국초연을 맡은 한국페스티벌앙상블은 피아니스트 박은희씨가 이끄는 단체로 11년째 바로크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주해왔다. 테너 강무림씨가 노래하고 정치용씨가 지휘한다. (02)739-3331<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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