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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권역별 르포(지금 표밭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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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권역별 르포(지금 표밭은:1)

입력
1997.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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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YS “속 풀어줄 사람” 선호/YS탈당·신당지원설 이후 이회창 바람 확연『문민정부하에서 팽당한 대구사람의 속을 풀어줄 사람은 이회창 후보밖에 없다는 얘기가 많아요』 한국일보를 비롯해 최근 각 신문사가 실시한 대선후보들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이런 대구 사람들의 심정을 잘 반영하고 있다.

16일 대구시내에서 만난 택시기사 손철용씨는 『대구사람들 사이에 갑자기 「이회창 바람」이 불고있음이 확연히 느껴진다』고 전했다. 이회창 후보의 급상승으로 요약되는 현지분위기는 이미 지난주부터 감지됐다. 영남일보사가 지난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는 46.7%, 이인제 국민신당후보는 28.2%로 나타났다. 신한국당 대구시지부의 박창달 사무처장은 『이런 추세라면 이회창후보가 87년 13대 대선 당시 노태우 후보의 득표율을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반대로 이인제 후보측은 『갈수록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중앙당에서 「재역전 카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민회의 대구시지부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가 55%를, 이인제 후보가 20%정도를 각각 얻을 것』이라며 『이인제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가 막판에 이회창 후보쪽으로 옮겨가는 표이동현상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대구는 「YS와의 관계」가 모든 것을 결정짓는 듯했다. 과연 어느 후보가 대구의 뿌리깊은 반YS기류, 즉 TK정서에 잘 부합하느냐가 판세를 좌우하는 분위기였다. 이회창 후보의 약진은 1차적으로 이후보가 김영삼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등 분명한 차별화의 기치를 내건 데 따른 결과라는 게 각 지구당 관계자들의 일치된 견해였다. 한 봉제업체의 사장인 윤모씨는 『평소 YS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대구사람들이 청와대의 신당지원설이 보도되자 마음을 돌리기 시작한 것 같다』면서 『나와 우리회사의 근로자 20여명도 대부분 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와함께 조순 민주당총재와의 연대가 대구의 보수·안정희구심리에 부응하면서 이후보의 상승세에 탄력을 붙였다고 박창달 사무처장은 분석했다. 반면 국민신당 대구시지부의 원유영 총괄간사는 『청와대의 국민신당 지원설이 치명적』이라며 『손명순 여사의 200억원 지원설이 검찰수사에서 허위로 밝혀지면 판세가 호전될 것』이라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한편 경북의 사정은 대구와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 전체적으로는 이회창 후보(37.7%)가 앞서고 있지만 이인제 후보(35.8%)와의 격차가 대구보다 적고, 시·군별 지지율도 들쭉날쭉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영남일보 조사결과 드러났다. 김대중 국민회의후보의 지지도는 11.2%였다. 구미의 공무원인 최모씨는 『이회창 하면 병역문제가 자꾸 떠오르고, 김대중 후보는 어딘가 마음에 썩 와닿지 않는다』며 이인제 후보 지지의사를 표시했다. 신한국당의 박헌기 경북도지부 위원장은 『경북은 농촌이 대부분인데다 지역이 넓어 「바람」에 대한 반응속도가 느리다』면서 『지구당위원장들이 본격 득표전에 나서면 14대 대선때도 그랬듯이 대구보다 더 많은 몰표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DJT연대는 TK에서 아직은 뚜렷한 상승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대구에서 만난 50대의 한 중학교 교사는 『친구들이 JP를 찍기로 했다가 연대가 성사된 뒤 모두 돌아섰다』고 연대를 비판한 반면, 구미공단의 30대 근로자는 『DJ가 된다해도 지금보다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박태준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북 지구당 홍보책임자는 『지역정서 때문에 어려움이 있어 가시적 성과는 좀더 기다려 봐야할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대구=유성식 기자>

◎TK공략 포인트/보수·안정 대표성도 중요 요인

대구·경북(TK)지역의 최대 공략포인트는 역시 반YS정서다.

문민정부 출범후 5년간 누적된 김영삼 대통령에 대한 반감에 후보들이 어떻게 부응해 지역주민의 「상실감」을 충족시켜 주느냐가 현지의 판세를 좌우하는 첫번째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들어 실제 경위야 어찌됐든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대통령 사면을 거부한 현정권이 김현철씨를 보석으로 풀어준 것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면서 김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더욱 깊어졌다는 게 현지관계자들의 얘기다. 대구 서문시장의 한 상인은 『누구라도 YS에 대해 확실히 반대한다고 약속하면 몰표가 나올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김대통령과의 정치적 결별을 선언한 이회창 신한국당후보와 청와대 지원설에 시달리고 있는 이인제 국민신당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기본적으로 여기서 비롯된다.

이와함께 TK지역 특유의 보수편향 분위기도 중요한 공략포인트다. 과연 어느 후보가 보수·안정희구세력의 대표주자로 각인되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수 있다. DJT연대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주의 한 대학교수는 『이인제후보의 경우 이곳에서 유독 강한 장유유서관념이 그에게 큰 장애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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