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모 사이버공간서 ‘일’ 벌였다/인터넷 홈페이지 제작 인터넷방송국 내년 설립/네티즌에 무료 컴음악 교육/“할 일이 너무너무 많아요”해마다 「핑계」, 「잘못된 만남」, 「스피드」 등 인기곡으로 가요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가수 김건모(김건모·30)씨가 올해는 아직까지 앨범발표나 공연, 방송 등 일체의 활동없이 조용히 지내고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은퇴한 것이 아니냐는 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표면에 나타나는 활동을 삼가는 대신 눈에 안보이는 사이버공간에서 일을 벌였다. 친동생 김현모(27)씨와 함께 인터넷사업을 목표로 사이버프로덕션 「이야기」를 창업한 것이다.
아직까지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몰라서 막연하고 두렵기까지한 일부 연예인은 이들 형제의 행동을 쿠데타에 비유했다. 「과연 무엇을 믿고 회사를 차렸을까, 그것도 인터넷회사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같은 의문과 함께 유령회사가 아니냐고 수군거렸다. 그러나 형제에게는 세계시장을 겨냥한 꿈이 있었기에 인터넷이 사이버스테이지로 보였다. 그래서 과감히 「이야기」를 설립, 사이버브라더즈로 거듭난 것이다. 「이야기」는 올 5월에 설립됐다. 대표는 동생 현모씨가 맡고 건모씨는 가수활동 때문에 소속 연예인자격으로 참여했다. 형제 외에 대학에서 사진, 시각디자인 등을 전공한 전문인력 6명이 기획, 프로듀서, 예술감독, 엔지니어 등으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 버클리음대에서 컴퓨터음악을 전공한 강세일씨는 녹음감독으로 뛰고 있다.
사무실은 건모씨 소유의 서울 양재동 건음빌딩 4층에 자리잡고 있다. 수억원을 들여 음악앨범을 만들 수 있는 녹음실과 전산장비가 들어찬 네트워크실을 꾸몄다. 사진작업을 위해 지하에는 별도의 촬영스튜디오를 마련했다.
녹음실에는 컴퓨터음악(MIDI)을 위한 매킨토시컴퓨터 「파워맥9600」, 컴퓨터와 연결된 전자건반악기, 대형피아노, 각종 녹음용 기자재를 설치했다. 네트워크실은 T1급의 인터넷전용선에 연결된 대형컴퓨터와 펜티엄PC 10여대로 꾸며졌다.
「이야기」의 주된 업무는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사업이다. 이제까지 한국사진학회, 아주관광, 진도여행사, LG창업투자, 일화무역 등 10여개 기업의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미국의 집데이비스사에서 우수홈페이지로 선정한 건모씨의 홈페이지(www.gunmo.com) 관리도 주요업무중의 하나이다. 이 회사에서 만든 건모씨의 홈페이지는 영문, 한글 두가지를 선택해서 볼 수 있다.
홈페이지에 4집 앨범이 고스란히 들어있어 원하는 곡목을 누르면 즉석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팬클럽도 모집중이다.
현모씨는 「이야기」의 궁극적인 목표가 『인터넷에서 대중문화를 다루는 인터넷방송국 설립』이라고 밝혔다. 가칭 「위드넷」이라고 명명한 인터넷방송국은 내년초 문을 열 예정이다. 동영상 위주의 음악, 영화, 국내연예계소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으며 보도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취재인력을 선발할 계획이다.
형제의 야심찬 계획중에는 사이버교육프로그램도 있다. 인터넷방송국 위드넷을 통해 대중문화에 관심있는 네티즌들을 무료로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내용은 음악이론, 악기연주, 작곡법과 컴퓨터음악 등이다. 실제 현업 음악가로 활동중인 작곡가, 연주가들을 강사로 동원하고 건모씨도 틈나는 대로 참여할 계획이다.
사이버공간에 관심이 많은 건모씨는 컴퓨터음악 외에는 컴맹이나 다름없다. 요즘들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하루 30여통씩 날아드는 전자팬레터에 답장하기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배운 것 말고는 컴퓨터를 거의 다룰 줄 모른다. 그러나 컴퓨터음악만은 도사급이다.
이미 3집앨범에서 자신이 직접 만든 컴퓨터음악을 선보였으며 「디지털퍼포머」 등 각종 컴퓨터음악용 소프트웨어를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12월께 선보일 5집앨범에도 직접 만든 컴퓨터음악이 들어간다.
현모씨는 『5집 앨범이 나오는 대로 형의 홈페이지에 넣어 신곡을 직접 들을 수 있도록 새롭게 꾸며 세계를 상대로 앨범홍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으로 홍보를 하면 외국을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어 비용도 적게 들고 청중들의 반응을 바로 알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팬들에게서 전자팬레터도 자주 오고 있어 해외마케팅 가능성도 이미 입증된 셈이라고 형제는 말한다.
현모씨는 『다른 연예인 및 방송, 기획사 등에서 인터넷사업의 중요성을 빨리 깨닫고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최연진 기자 wolfpack@nuri.net>최연진>
◎김건모 추천 컴음악사이트/2,600곡 컴퓨터음악 감상실
▲미디라이프(members.iWorld.net/kdj0402/main.html)=컴퓨터로 만든 곡들을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컴퓨터음악 감상실. 2,600여곡의 가요를 비롯해 동요, 군가, 클래식, 찬송가, 캐롤 등이 들어있다. 기초적인 컴퓨터음악강좌코너가 있으며 국내외 컴퓨터음악 관련 홈페이지들이 연결돼 있다. 미국의 카운트월드사는 이홈페이지를 올해 1·4분기 최우수 홈페이지로 선정했다.
▲맥스페이스(macspace.chungnam.ac.kr)=충남대 매킨토시 사용자모임에서 만든 홈페이지. 매킨토시 컴퓨터를 이용한 컴퓨터음악 만드는 법을 간단하게 소개하고 있다.
▲최부길씨 홈페이지(kuic.kyonggi.ac.kr/∼cachoix2)=컴퓨터음악을 좋아하는 최부길씨의 개인홈페이지. 다양한 컴퓨터음악을 직접 들을 수 있으며 엔소닉, 코르그, 야마하, 롤랜드 등 각종 컴퓨터음악장비 전문업체들의 홈페이지가 연결돼 있다.
▲아삽하우스(members.iWorld.net/arron)=컴퓨터음악용 소프트웨어 및 장비를 판매하는 아삽하우스사의 홈페이지. 아삽하우스는 「앙코르」, 「뮤직타임 딜럭스」 등 컴퓨터음악용 소프트웨어로 유명한 패스포트 디자인사의 한국총판점이기도 하다. 「피날레97」 등 다른 음악용 소프트웨어와 전자악기도 취급한다.
▲쿠스코(www.interpia.net/∼inside89)=페루의 민속악기와 전자악기를 이용해 곡을 만드는 쿠스코그룹을 소개한 홈페이지. 컴퓨터음악으로 만든 쿠스코그룹의 인기곡들을 들을 수 있다.<최연진 기자>최연진>
◎컴퓨터음악 입문 안내/초보자 기본장비 300만원정도면 마련
인기가수 김건모씨는 『컴퓨터음악(MIDI, musical instrument digital interface)이란 돈이 많이 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장비와 소프트웨어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그는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매킨토시 컴퓨터 「파워맥9600」과 1,000만원이 넘는 작곡용 소프트웨어 「디지털퍼포머」, 녹음용 장비인 「프로툴스」, 고가의 전자건반악기 「코르그」등을 사용하고 있다.
김씨는 『초보자라면 고가의 전문장비는 필요없고 최소한의 기본만 갖추면 얼마든지 컴퓨터음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소한의 기본장비란 펜티엄급 이상의 PC, 윈도95에서 작동하는 미디 소프트웨어, 미디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음악카드와 전자건반악기를 말한다. 기본장비로 시작할 경우 300만원 미만이면 충분하다.
김씨는 『컴퓨터음악의 장점으로 음악에 대한 전문지식과 연주실력이 없어도 곡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악보를 읽을 수 있는 기본적인 음악실력은 필요하다. 나머지 화성, 악기연주 등은 모두 소프트웨어와 컴퓨터가 대신해준다.
김씨는 『컴퓨터음악을 능숙하게 만들려면 습작을 많이 해보고 다른 사람이 만든 곡을 열심히 들어보라』고 권했다. 컴퓨터음악을 전문으로 다루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는 야마하(www.yamaha.com), 롤랜드(www.roland.com) 등 컴퓨터음악장비 전문업체의 홈페이지를 추천했다. 그는 또 『PC통신의 컴퓨터음악동호회 강좌, 게시판도 훌륭한 참고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최연진 기자>최연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