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는 PC통신·인터넷서 기동성위해 핸드폰 필수대학의 총학생회장선거 양상이 바뀌고 있다.
선거운동원들을 대거 동원, 요란한 구호와 율동으로 학생유권자들의 눈길을 끌던 선거운동은 옛말이 돼버렸다. 컴퓨터통신 삐삐 핸드폰에 인터넷까지 활용되는 등 마치 정보통신의 박람회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캠퍼스곳곳에 내걸리던 장문의 출사표나 공약문은 이미 컴퓨터통신에 자리를 내주었다. 서울대 연세대 등에서 2∼3년전부터 선거운동에 활용하기 시작한 컴퓨터통신은 거의 모든 학교에서 보편화한 상태이다.
서울 H대 총학생회 한 간부는 『대중동원의 어려움과 낭비적 폐해때문에 중앙선관위에서 통합된 통신방을 운영하고 있다』며 『보통 조회건수가 수백건을 넘기는 등 학생들의 호응도 대단하다』고 소개했다.
컴퓨터통신이 선거에 활용되면서 익명으로 상대후보를 비방하는 등 자칫 혼탁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을 우려, 「통신선거운동 시행세칙」까지 등장했다. 홍익대의 경우 2번이상 인신공격 등 상대후보를 비방한 사례가 발견될 경우 후보자격을 박탈하는 세칙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이학교 총학생회 간부는 『컴퓨터통신은 익명을 사용하는 악의적인 투고자를 마땅히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규제수단을 마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각 후보자들은 또 핸드폰과 삐삐로 무장, 학생들의 요구에 기동력있게 답하고 있다. 핸드폰으로는 선거참모들과 긴급한 연락을 취하고 삐삐에는 「이번 총학생회 선거에 기호 O번으로 입후보한 △△△입니다」 등의 인사말을 녹음해 둔다. 서울 S대 총학생회장에 입후보한 한 후보는 자신의 삐삐번호를 아예 선거팸플릿에 기입, 수시로 정책제안을 받거나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학생회장 선거에 입후보한 뒤 핸드폰을 구입했다는 K대 한 후보는 『학생회 선거도 기동성과 정보력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며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하기위해 핸드폰은 필수』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회 선거의 이같은 정보화바람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K대 대학원 전용호(30)씨는 『총학생회선거는 사실 대학 놀이문화의 결정판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당선을 위한 효율성에만 집착하는 기성의 정치판을 너무 닮아간다』고 못마땅해 했다.<김정곤 기자>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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