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달 기술이사만 대상 제외/시 “근무조건·기강 등 종합감사”서울 지하철이 잇따르는 각종 사고로 총체적 위기를 맞았다. 「시민의 발」이 도리어 시민을 불안하게 만들면서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의 불신감이 팽배해지고 있으나 서울시나 지하철공사 도시철도공사 모두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써야할 지 딱 부러진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들어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사고의 책임을 지고 15일 김진호 사장을 비롯한 지하철공사 임원 5명이 무더기로 전격 사퇴키로 결심한 것도 이같은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 경영진의 교체는 최근 발생한 지하철사고가 직원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는 점에서 극약처방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이수복 기술이사는 취임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아 사퇴대상에서 제외됐다.
최근 일어난 사고에 시민들이 특히 분노하는 것은 이들 사고가 지하철공사 직원들의 해이해진 정신상태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15일 발생한 사고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날 새벽 선로보수직원들이 일을 마치고 신정차량기지로 돌아가 레일을 운반하는 트롤리(수레)가 제대로 붙어 있는지만 확인했더라면 일어나지 않을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나 지하철공사는 사고가 날 때마다 『지하철은 4만2천종류의 부품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므로 고장이 잦을 수 밖에 없고 선진국에서는 국내보다 훨씬 잦다』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잇따른 인재성 사고로 이같은 해명은 설득력을 잃게됐다. 서울시도 15일 사고대책회의를 열고 ▲근무기강 및 정신자세 해이 ▲직원들의 무지와 훈련된 인력의 부족 등을 사고의 주요 이유로 꼽는 등 시민들의 지적을 인정했다.
이같은 진단에 따라 서울시와 지하철공사는 지하철의 각분야별로 근무체계와 직원들의 자세, 근무환경 등에 대한 종합적인 감사를 벌이는 한편 전반적이고 총체적인 안전점검과 보수계획을 세워 시행키로 했다.<박광희 기자>박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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