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행위의 양과 질에 관계없이 동일한 질병군에 대해 동일한 진료비를 지급하는 포괄수가제(DRG)가 과잉진료나 항생제남용 등 불필요한 의료서비스를 크게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가 지난해 2월부터 올 1월까지 1년간 인하대병원 등 전국 54개 병원을 대상으로 DRG시범사업을 실시, 15일 발표한 중간평가 결과에 따르면 DRG 시행병원들의 입원환자 재원일수 3%, 항생제 사용액 40%가 줄어드는 등 의료서비스 제공량이 평균 11% 감소했다. 이는 병·의원들이 그동안 수익을 올리기위해 비급여항목에 대한 진료를 늘리는 등의 과잉진료행위를 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총진료비는 현행 행위별 수가제에서 13% 늘어나 병원의 경영개선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환자본인 부담금도 평균 6%가 낮아졌다. 그러나 DRG도입을 통해 국민의료비를 절감하려는 취지와는 달리 보험자의 급여부담액은 평균 11%가 늘어 급여액의 조정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DRG가 의료의 질을 저하할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해서는 병원대표와 환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했으나 의사 간호사 행정직원들은 과거보다 질이 저하됐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진료비 청구기간은 현행 1개월에서 8일로 단축돼 DRG가 진료비청구와 관련한 병원업무 감소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전체 병원의 75%가 시범사업에 계속 참여하겠다고 응답했다.
복지부는 이같은 평가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시범사업 의료기관을 확대, 3년간 시범사업을 실시한 후 한국형 모델을 개발해 본격 실시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김상우 기자>김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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