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하고 간명한 답변 “내가 YS후신이라는 사람은 DJ밖에 없을 것”이회창 신한국당총재는 더이상 주춤거리지 않았다. 14일 저녁 대선후보초청 TV 3사 합동토론회에 참석한 이총재의 답변은 단호하고 간명했으며 공격적이기도 했다. 그동안 토론회에서 다소 장황한 설명조의 답변으로 패널리스트들을 「설득」하려했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총재는 토론회 초반 민주당과의 합당과정과 성격에 문제를 제기하는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그는 『조순 민주당총재와의 연대로 조만간 대선양상이 나와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2자 구도로 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질문자가 『지지율이 3위에 머물고 있는데 무슨 근거로 그렇게 자신하느냐』고 의문을 표시하자 『아마 지금 여론조사를 다시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총재는 김영삼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전과는 달리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전날 토론회에서 김대중 총재가 『이총재는 김대통령의 후신』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나의 정치방향이나 지향점이 김대통령과 같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김총재 외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대통령이 신한국당을 탈당한 이상 우리당은 여당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당내 분열상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여러 중진의원이 민자당을 탈당했던 92년 10월과 비교할 때 나는 정치9단인 김대통령보다 당을 더 잘 꾸려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총재와 이인제 국민신당후보를 겨냥한 발언에도 힘이 실렸다. 이총재는 김대중, 김종필 전 자민련총재가 과거 경부고속도로 건설, 국가보안법 개폐, 내각제개헌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던 사례를 적시하며 『DJP연대는 오직 권력을 나눠 갖기 위한 야합』이라고 몰아쳤다. 그는 이어 『이인제 후보는 지지도를 국민의 이름으로 포장함으로써 3김정치 못지않게 민주주의에 대한 배신행위를 저질렀다』며 이후보의 경선불복을 비판했다. 또 『이인제 후보가 지금처럼 고집을 부린다면 DJP연대의 내각제개헌을 도와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후보의 후보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이어 『DJP의 집권을 막기위해서는 지지도 3위인 이총재가 후보직을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논리라면 현재 지지율 1위인 김대중 총재가 바로 대통령에 취임하면 된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이총재는 김대중 총재 비자금설 폭로자료의 입수경위와 적법성에 대해 질문이 거듭되자 머뭇거리거나 『이 자리에서는 출처를 밝히기 곤란하다』며 핵심을 비켜나가기도 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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