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사태 겹쳐 철통경비 강화거리 요소요소에 설치된 바리케이드. 폭탄트럭의 진입을 막기위한 콘크리트 장벽. 금속탐지기와 폭탄탐지견. 건물 지붕에 잠복해있는 저격수.
중동국가에 있는 미국대사관 주변의 풍경이 아니다. 미국의 한복판, 그것도 중앙정보국(CIA)이 있는 카운티의 법원모습이다. 93년 CIA앞에서 발생한 총기난사사건의 재판을 진행중인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는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보복테러를 막기위해 150만달러를 들여 안전시설을 강화했다.
그러나 이미 11일 피고인인 미르 아이말 카지(33)의 고향인 파키스탄에서 미국인 4명이 총격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카지가 유죄판결을 받고 미 국무부가 관련지역 공관에 주의를 당부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다. 재판의 배심원들조차 재판부에 신변위협을 하소연할 정도로 이 사건을 둘러싼 미국의 신경은 날카로워져있다.
이 사건이 특히 관심을 끄는 이유는 사건발생동기가 이라크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인인 카지는 걸프전당시 미국의 이라크폭격에 분개, 93년 1월 CIA본부앞에서 신호대기중이던 승용차들에 총기를 난사해 2명을 숨지게하고 3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같은 회교국가의 국민으로서 이라크에 동정심을 갖고있었다는게 범행동기이다. 독실한 회교신자인 카지는 수사과정에서 『회교교리에 따라 여성에게는 총을 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카지는 테러후 파키스탄으로 달아났다가 미연방수사국(FBI)의 끈질긴 추적끝에 6월 파키스탄의 한 호텔에서 붙잡혔다. 카지는 총기난사 당시 확인사살까지 한 혐의때문에 사형선고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카지의 변호인단은 그의 정신병력을 근거로 사형을 면하게 하려고 애쓰고 있으나 파키스탄에서의 보복테러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워싱턴=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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