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구내에서 발생한 전동차 탈선사고의 시말을 보면서 우리는 안전의식이 송두리째 실종된 지하철의 실상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우리가 실로 충격과 놀라움을 금할 수 없는 것은 사고 자체 때문만은 아니다. 그 사고에 대응하는 지하철운행의 기본자세가 너무나 정상을 일탈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안전운행의 기본수칙을 지킨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최첨단기기들이 장치된 지하철을 다루는 운행자세에 구조적인 허점을 드러냈다.사고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두가지 형태로 나타났다. 1차 사고는 전동차의 견인전동기(TM)에서 연기가 나는 것으로 시작됐다. 연기가 나는 전동차를 22분동안, 12개 역을 아랑곳하지 않고 끌고간 기관사의 배짱운행은 듣기에도 섬뜩하다.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접수하고서도 계속 운행을 지시한 사령실의 안이한 태도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안전점검원이 도중에 연기나는 전동차에 탑승했으면서도 모른 척한 자세는 무엇인가. 어느 누구에게서도 지하철 안전운행수칙을 지키려는 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 2차 사고는 연기 때문에 운행중단한 전동차를 차량기지로 견인하는 도중 문제의 TM박스가 떨어지면서 객차하부와 부딪쳐 탈선사고로 이어졌다. 역시 사고에 대응하는 자세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서울 지하철과 수도권 전철의 사고가 빈발해 이용시민들을 불안케 하고 불편하게 하고 있던 차다. 올해 7월까지 31건 발생했던 지하철과 전철사고가 8∼10월에 들어서는 한달에 4∼5건씩 증가했다. 이달들어서는 벌써 6건이나 발생해 이틀거리식 사고다발 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사고원인도 지하철구내의 화재발생이나 전원중단으로부터 탈선과 충돌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요인들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관련부처는 더 늦기전에 그 원인을 밝혀내고 사고를 예방할 특단의 조치를 서둘 것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지하철과 전철의 사고급증의 원근인은 여러 곳에 있다고 우리는 본다. 첫째는 지하철과 전철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기강해이를 꼽을 수밖에 없다. 지하철사고의 대부분이 안전수칙을 무시한 무리한 운행 때문이다. 이번 사고에서 보듯 대응 잘못도 많다. 시민의 생명을 책임질 지하철종사자들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해이한 기강을 바로 세우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둘째는 첨단의 대량교통수단인 지하철의 운영과 관리를 주먹구구식으로 해서는 사고가 다발할 수 밖에 없다. 운영과 관리기술을 한차원 높여야 한다.
지하철 선로, 전기시설, 전동차의 유지보수 예산을 늘려 낡은 시설과 장비를 과감히 교체해야 한다. 올해의 1,222억원의 보수예산 갖고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지하철 1·2호선은 선로도 낡았고 전동차 대부분도 수명을 넘었다. 사고발생비율은 유지보수비용에 반비례한다는 것을 서울시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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