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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민생국회/현장학습 연대생 한솔씨(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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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민생국회/현장학습 연대생 한솔씨(탈)

입력
1997.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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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개회에 잡담… 나라살림 관심밖”『꼭 방학식 날의 초등학교 교실 같았습니다. 중요한 나라살림을 다루면서 다들 웃고 떠드는 등 진지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연세대 의예과 1학년 한솔(21)씨가 「민생국회」를 본 소감이다. 교양과목 「한국정치의 이해」를 수강하는 한씨는 보다 생생한 리포트를 쓰기 위해 11일 하오 난생처음 정기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찾았다.

이날 상정된 안건은 96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 96회계연도 예비비 지출승인, 97회계연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등 예산관련 3건과 검찰청법중 개정법률안 등 모두 10건. 하나하나가 나라살림을 좌우하는 「큰 건」이어서 한씨는 잔뜩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기대는 처음부터 어긋났다. 개회시각인 하오 2시가 넘도록 나타나지 않던 의원들은 사무처의 참석독촉 안내방송이 몇차례 반복된 뒤에야 어슬렁거리며 입장, 개회시간이 15분이나 늦어졌다. 간신히 의석의 절반 정도만 채운 의원들은 『요즘 당비는 잘 걷히느냐』는 등 잡담들을 주고받으며 안건심의자료는 안중에 없었다. 몇몇 의원들은 『뭐하러 나왔느냐』는 농담들을 던지기도 했다.

『어느 의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의장이 「이의없으면 통과된 것으로 하겠습니다」라며 예산관련 3개 안건을 일사천리로 처리할 때는 허탈감마저 들었다』는 한씨는 결국 20여분만에 방청석에서 나와 버렸다.

한씨는 『우리 정치문화가 이 정도인지는 정말 상상하지 못했다』며 『정치현장을 생생하게 봤다는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씁쓸해 했다.<윤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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