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3위→존재이유 상실→될사람 밀기→내달초 역전12일 신한국당 당직자들 사이에는 이날자 한 조간신문의 만평이 화제에 올랐다.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자동차가 특수제작한 방탄승용차를 이회창 신한국당·김대중 국민회의 후보에게만 기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지켜보던 이인제 국민신당후보가 『나중에 손보겠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현대측은 최고급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개조해 만든 이 방탄승용차를 이―김 두 후보에게만 기증하겠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한 당직자는 『대선국면이 3각구도로 정립된 상황에서 왜 현대측이 이총재와 김총재에게만 승용차를 제공하겠느냐』며 『이는 이번 대선구도가 결국 이회창―김대중 구도로 압축될 것이란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제는 자연히 「양자구도」쪽으로 옮겨갔다. 물론 전제는 이회창 후보가 이인제 후보를 추월하는 경우. 최근의 지지도 변화추이로 볼때 이달중 이회창 후보의 2위탈환이 가능하며, 그렇게 됐을 경우 이인제 후보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상실한 채 「존재이유」에 대한 엄청난 여론의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얘기였다.
이인제 후보가 여당사상 초유의 자유경선에 불복하면서까지 독자출마를 강행한 명분은 다름아닌 여론지지도였고 대선경쟁력의 상대적 우위를 내세운 DJP연합 공동집권의 차단이었다. 그러나 이인제 후보가 지지도 2위 자리를 이회창 후보에게 내주는 상황이 되면 소위 DJP연합집권을 막기위한 명분도 고스란히 이회창 후보쪽에 넘겨줘야 하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를테면 이회창 후보에게 쏠렸던 후보사퇴압력이 이번에는 이인제 후보쪽으로 쏠리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더 나아가 이인제 후보가 「지지도 3위」에도 불구, 끝내 사퇴하지 않음으로써 궁극적으로 스스로 반대하던 김대중 후보의 당선을 돕는 결과가 된다면 이는 이인제 후보의 향후 정치적 위상에도 치명적 오점을 남기게 될 것이므로 그역시 이 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2, 3위간 순위변동은 이회창―이인제 후보의 명암을 극명하게 가르면서 대선구도가 총체적으로 재정립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국당은 여론조사결과를 공표할 수 있는 법정시한이 오는 25일까지인 만큼 남은 2주간이 이회창 후보의 대선승패를 가름하는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관측통들은 만일 이 기간중 이회창 후보가 2위자리를 확고히 구축, 양자구도가 정착되면 2, 3위간 격차도 급속히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이회창―김대중 후보의 양자구도는 DJP연합에 대항하는 이회창 후보의 대표성을 제고하면서 빠른 속도로 김대중 후보를 추격하는 발판을 마련, 12월 초순을 넘기면서 극적인 막판 역전승을 가져올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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