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시내에는 요즘 자전거 전용도로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다. 없던 길이 새로 놓이는 것은 아니고 기존 자동차 도로의 폭을 줄이고 한켠에 자전거만 다니는 갓길을 만드는 것이다.지난 18개월 동안 파리시내에 총연장 80㎞의 자전거 전용도로가 생겨났다. 파리시가 야심적으로 추진중인 「자전거 계획」에 의한 결과다. 지난해 6월 자전거 계획이 발진될 당시만 하더라도 파리시내에 자전거 전용도로는 기껏해야 몇㎞에 불과했다. 장 티베리 파리시장이 자전거 계획의 구상을 처음 내놓았을 때 논란이 없지 않았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자전거 전용도로를 건설해야 한다는 명분은 지당하나 현실적으로 얼마나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컸다. 차로가 좁아져 교통체증이 가중되는 반면 자전거 전용도로는 이용자가 없는 전시공간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자전거 계획에 의해 전용도로가 속속 생겨나면서 이같은 지적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쑥 들어갔다. 자전거 전용도로의 효과가 예상했던 것 보다도 훨씬 빠르고 강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파리의 도시교통관측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반 사이에 파리시민들의 자전거 이용률은 5배로 증가했다. 지난해 6월 전용도로 건설이 본격 추진되기 전에 1%에 불과했던 자전거 이용률이 지난 9월 현재 5.6%로 급신장했다는 것이다. 대기오염 악화로 차량 홀짝수 운행제가 실시됐던 지난달 1일의 경우에는 이용률이 7.3%까지 올라갔다.
또 자전거 통행량을 보더라도 최근 1년동안 20%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오 8시30분∼9시30분, 하오 5시30분∼6시30분대에 크게 늘어 자전거가 통근 또는 통학용 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파리의 간선대로중 하나인 생제르맹거리의 경우 하오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하는 통행량이 시간당 200대를 넘고 있는 상황이다.
자전거 계획에 따라 2000년까지 200㎞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것이 파리시의 당초 목표다. 시민들의 호응이 기대 이상으로 크고 가시적인 성과가 대단해 건설계획은 당초보다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파리시 당국에 따르면 자전거 전용도로 건설의 가장 큰 걸림돌은 도로변 상점주인들과 이들의 로비를 받는 시의원 등 정치인들이라고 한다. 물론 자동차 메이커들도 자동차 도로의 축소, 자전거 전용도로의 확대를 순순히 바라보고만 있을 리 없다.
이런 압력을 물리치면서 파리시는 환경백년대계를 위한 초석을 쌓아가고 있다.<파리>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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