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총재와 합당계기 정책·비전 제시키로/‘역사 바로세우기’ 정강 삭제 본격 차별화이회창 신한국당총재는 조순 민주당총재와의 합당선언을 계기로 김영삼 대통령을 포함한 3김정치와의 차별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 중심테마는 경제문제다. 조총재의 「경제이미지」를 십분 살리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이제는 국민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쪽으로 대선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문민정부의 「경제실정」을 강도높게 비판하면서 경제난 타개를 위한 현실성있는 대안을 내놓겠다는 게 이총재의 구상이다.
이와관련, 이총재의 한 측근은 『김대중 국민회의총재 비자금설, 김대통령의 국민신당 지원의혹 제기에 이어 조총재와의 연대를 성사시킨 것으로 「정치게임」을 통한 승부는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이 이총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측근은 『따라서 지금부터는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이슈를 선점, 표를 묶어내는 작업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총재와 조총재는 10일부터 각종 경제현장을 함께 방문하면서 정책공약 시리즈를 발표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이총재측은 이미 금융실명제와 경부고속철도 등 현정부의 대형국책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작업에 착수했다. 금융실명제의 경우 일정기간에 시행유보나 폐지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부동산실명제 역시 폐지론이 우세하다.
이와함께 그린벨트 전면재조정, 경부고속철도의 서울―대전 이외 나머지 구간에 대한 공사유보 등이 신중히 검토되고 있다. 이총재는 10일 금융실명제와 관련, 『여론을 수렴해 획기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총재는 현재 이들 문제에 대해 조총재와의 사전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총재는 이와함께 한보사건에 연루되어 구속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김대통령 차남 현철씨 문제를 겨냥, 적절한 시점에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면을 거듭 촉구할 예정이다. 또 합당에 따른 정강·정책개정시 「역사 바로세우기」관련문구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탈당한 김대통령의 「흔적」을 확실히 지워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같은 맥락에서 김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국민 담화에서 시사한 것처럼 김대통령의 신당지원설 폭로에 대해 역공을 취할 경우 강하게 맞대응하기로 했다.
한 당직자는 『만약 검찰이 우리당 당직자를 사법처리하려 한다면 우리도 「비장의 카드」를 공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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