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대 발족 유흥가 오명 정화나서/‘삐끼’선도 등 매일밤 순찰… 검찰도 후원세종대 학생들이 향락 문화에 찌든 학교인근 화양리 유흥가를 「희망과 활력이 넘치는 거리」로 만들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새종대생들의 활동은 신촌이나 신림동 등 여느 대학가에서와 같은 단순한 캠페인성 행사가 아니다. 학생들이 직접 나서 거리정화운동과 함께 야간순찰, 청소년 선도활동까지 마다치 않는다.
세종대는 개교 50주년을 맞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서울시내 대표적 청소년 탈선지역중 하나인 화양리 유흥가에서 대대적인 거리 문화축제를 벌였다. 학생들은 화양리를 「문화의 거리」로 선포한뒤 「범죄예방 자원봉사대」를 발족, 윤락녀 삐끼(호객꾼) 등을 대상으로 선도 활동을 펼쳤다.
특이한 점은 이 행사가 광진구청, 서울지검 동부지청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이뤄졌다는 것. 총학생회 사무차장 신승주(24)씨는 『학생들이 달가와하지 않는 검찰과 함께 일을 한다는데 못마땅해하는 시각이 있는 것을 안다』며 『그러나 소돔과 고모라를 방불케하는 화양리를 멋과 예술의 거리로 바꾸는데 주객을 따질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50여명으로 구성된 세종대 자원봉사대는 조를 짜 매일밤 화양리 일대에 서 순찰활동을 벌여 비행 청소년들을 적발, 선도하고 피해사례가 발생하면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자원봉사대 대표 이형구(24)씨는 『화양리는 바로 세종대의 터전이고 우리가 주인이 되어야 하는 곳』이라며 『우선 야간에 집중적으로 순찰활동을 펼쳐 뒷골목에서 집요하게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삐끼들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동부지청 형사1부 권태호 부장검사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검찰의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에 동참, 큰 힘이 됐다』며 『앞으로 학생들에게 최대한 자율권을 줘 함께 화양리를 바꿔보겠다』고 말했다.
주민 박모(31)씨는 『검찰, 구청이 윤락업소를 척결하기 위해 단속을 강화한 가운데 대학생들 마저 가세, 업주들이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게됐다』며 『업종 전환을 생각하는 업주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또 이날 유흥업소 주인 등 주민들을 초청, 그림전시회, 영화상영 등 각종 문화행사를 가졌다. 김모(22·국문3)양은 『어린이 대공원과 어린이 회관이 있는 동네에 윤락업이 성행하고 있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학생들의 힘으로 화양리를 희망과 활력의 거리로 만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이동준 기자>이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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