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틀셀 임파종」 세계적 희귀병/수술후 회복안된채 독도 달려가/병원측 뚜렷한 치료방법없어 인터넷통해 수소문온 국민의 열망에 힘입어 최근 접안시설이 완공된 독도는 이제 더이상 외로운 섬이 아니다. 그러나 독도를 지켜온 경비대장은 현재 불치의 희귀병에 걸려 외롭고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독도 접안시설이 준공된 지난 6일 삼성서울병원 1554호 6인용 병실. 대구 동부경찰서 방범순찰대장 이승명(43) 경감은 착잡한 표정으로 접안시설 준공기사가 실린 신문을 접으며 힘들었으나 가장 보람있었던 지난 2년여의 세월을 떠올렸다.
이경감은 95년 8월14일부터 지난 8월18일까지 6개소대 2백70명의 경찰병력을 지휘하며 국토의 동쪽 끝 독도와 울릉도 해안을 지켜온 전 울릉·독도경비대장.
더구나 재임당시는 독도접안시설 공사가 진행중이었고 일본이 일방적으로 직선기선을 선포, 독도경비에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던 때였다.
평소 아랫배가 자주 아팠으나 단순히 지나친 긴장감때문으로 여겨오던 이경감은 지난해 12월에야 비로소 자신에게 무서운 병마가 덮쳤음을 알게됐다.
장에 종양이 계속 생기는 이른바 「맨틀셀 임파종」이라는 이경감의 병은 최근에야 알려져 세계적으로 아직 뚜렷한 치료방법조차 없는 희귀병.
이경감은 그러나 『민감한 시기에 경비대장 자리를 비울 수 없다』며 버티다 뒤늦게 3월 의료진의 강권으로 영남대병원에서 골수이식을 받았다. 이경감은 수술이 끝난뒤에도 『온국민의 관심이 독도에 쏠려 있는데 누워 있을 수만은 없다』며 미처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퇴원을 자청, 곧바로 독도로 달려갔다. 이경감은 8월 경비대장 임기를 예정대로 끝내고 대구 동부서로 전임한 뒤에야 병가를 내고 2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
이경감의 주치의인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찬형 과장은 『워낙 발병사례가 적고 치료도 쉽지않아 인터넷을 통해 치료제와 치료방법 등을 수소문하고 외국의 전문의들과도 상의하고 있다』며 『10일 회의에서 치료방법이 결정되면 골수이식과 치료제 투여를 병행,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경감은 공무로 인해 생긴 병이라는 점을 인정받지 못해 2개월내에 치료가 끝나지않으면 휴직서를 내야한다. 엄청난 치료비도 걱정거리다.
병원에서도 여전히 마음은 독도에 가 있는 이경감은 『독도는 우리국토의 동쪽 끝이라는 상징성 뿐만 아니라 풍부한 해양자원과 생태학적 측면에서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섬』이라며 『다시 독도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박일근 기자>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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