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하오 울릉도 독도박물관에서 열린 독도접안시설 준공식을 둘러싸고 정부부처간에 보인 태도 불일치는 이 정부의 국정장악력을 의심치 않을 수 없는 사태이다. 아무리 정권의 레임 덕 현상이 심하다손치더라도 도저히 있을 수 없고, 또 일어나서는 안될 행정난맥상이라는 점에서 향후 그 처리를 눈여겨 보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당초 일본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조정제 해양수산부장관 대신 장승우 차관을 참석시키기로 했다고 한다. 어찌된 영문인지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도 불구, 조장관이 직접참석하는 사태에 이르렀고 당황한 청와대가 포항에서 울릉도현지로 향하려던 조장관을 긴급 서울로 호출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우리는 조장관이 직접참석키로 변경된 상황이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지 전후사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항간의 소문처럼 조장관이 청와대의 「교통정리」에도 불구하고 「강행」을 했다면 이건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임기말의 정부라고 영이 안서는 사태였다면 이것은 심각한 행정난맥상이다.
독도문제에 관해서는 일본이 아무리 영유권을 주장한다고 해서 우리까지 덩달아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생각이다. 이유는 누가 뭐래도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지정학적으로 배타적인 주권이 미치는 엄연한 우리의 영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가 독도를 유효하게 활용하기 위해 접안시설을 착공한다고 할때나, 또 그것의 준공기념식을 한다고 할때도 조용한 우리의 집안잔치이기를 바랐다. 이유는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에 눈치가 보여서가 아니다. 엄연한 내 땅위에 편의시설하는 일을 두고 뭐가 떠들썩할 필요까지 있겠느냐 하는 소박한 생각에서다.
같은 맥락에서 이왕에 비싼 돈을 들여 완공했으면 조촐하게나마 준공식은 현지에서 당당히 열어야지 굳이 울릉도로 장소를 옮길 것까지 있었느냐는 생각도 하게 된다. 2년여에 걸친 공사도 해온 마당인데 준공식을 현지에서 안하겠다는 당국의 생각에 언뜻 수긍이 가지 않는다. 이와 관련, 일본언론들이 일제히 이같은 한국측의 「배려」를 지적, 보도한 것은 우리가 한번쯤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정부내 해당부처간의 협조 불일치문제는 꼭 짚고 넘어가야만 한다. 지난주 열린 통일안보정책조정회의가 해양수산부장관 대신 차관을 보내기로 결정했으면 이 원칙은 지켜져야 했다. 공연히 준공식을 요란하게 치를 경우 오히려 독도를 영유권분쟁지역화하려는 일본 속셈에 말려들 수 있다는 판단은 옳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거듭 지적하거니와 임기말이라고 해서 이번 사태와 같은 행정난맥상이 되풀이돼서는 결코 안될 일이다. 유시유종의 자세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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