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이 더 무거워보이는 어린이들이 대영박물관에서, 빈광장에서, 퐁피두센터에서 눈을 반짝이며 선생님 말에 열심히 귀기울이는 풍경은 차라리 충격적이다. 이미 국경이 없어진 유럽연합(EU)국가 어린이들은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독일 등 12개국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우리의 문화유산 답사」를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방학 때 EU국가를 여행하노라면 요즘 가장 흔하게 새롭게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 중 하나이다.21세기를 살아갈 어린이에게 벌써 「세계 중심국가의 주역」으로 살아갈 기초양분을 문화와 교육을 통해 자연스레 녹아들게 하는 선진국의 저력이 참으로 부럽다. 여행은 변화를 체감하는 가장 쉽고 유익한 방법이다. 박물관에서는 과거를, 백화점에서는 현재를, 사람들 눈빛에서는 미래가 읽힌다.
사회주의를 버리고 뛰기 시작한 중국과 베트남 사람들의 눈빛에선 욱일승천하는 기세를 읽을 수 있다. 우리도 그런 때가 있었다.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자」는 공동목표를 갖고 무섭게 밤낮으로 뛴 결과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란, 이른바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그래서 그토록 미워하던 고 박정희 대통령의 추모 열기가 일고 있다.
대통령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눈귀를 아무리 씻고 찾아도 21세기 우리가 미쳐서 다시 한번 함께 뛸 국가공동목표,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 이후」를 이끌 후보가 없는 것같다.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는 대우의 세계경영, 삼성의 세계 초일류 선언! 기업의 수장도 21세기 세계 최고가 되자는 공동목표를 갖고 손발 맞춰 앞서 뛰기 시작한 지 오래다.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딱 한가지를 요구한다. 현란한 수사를 다 접고 우리에게 「꿈을 달라」고. 중국과 일본과 미국을 멋지게 뛰어넘어 새로 쓰는 21세기 세계사의 주역이 될 큰 꿈을 달라고! 크고 야무진 꿈일수록 더욱 환영한다. 우리 민족의 저력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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