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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벌거벗은 소녀/유네스코 평화대사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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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벌거벗은 소녀/유네스코 평화대사 임명

입력
1997.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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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벌거벗은 소녀」판 티 킴 푹(34)이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의 평화문화 친선대사로 임명됐다.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72년 6월 미군의 네이팜 탄 공세를 피해 울부짖으며 달아나던 9세짜리 소녀가 그토록 갈망하던 평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페데리고 마요르 UNESCO 사무총장은 4일 『전쟁의 참상을 일깨워준 푹은 자유와 정의 그리고 인권의 소중함을 그대로 상징한다』며 대사임명 이유를 설명했다.푹은 사이공에서 40㎞ 떨어진 트람방 마을에 네이팜 탄이 떨어지자 불이 붙은 옷을 찢어던지고 맨몸으로 헤매던 모습으로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AP통신 니크 우드가 찍은 푹의 사진은 전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당시 우드 기자의 도움으로 사이공 병원에 옮겨진 푹은 16차례의 수술 끝에 「땀을 흘릴 수 없는 피부」를 갖게 됐다. 푹은 84년 네덜란드 기록영화 제작팀에 의해 소재가 파악된 뒤 한동안 베트남 공산정권의 홍보에 이용되기도 했다. 86년 쿠바에 유학한 그는 베트남 유학생을 만나 94년 결혼, 같은 해 캐나다에 정착했다. 아들의 이름을 베트남어로 「희망」이라고 지은 그는 『폭탄은 역사를 바꿀 수 없다』며 지구촌에서 전쟁을 몰아내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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