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한 결혼식에서 신부측 혼주가 「꽃가마에 실은 시첩」이라는 제목의 시집으로 하객들에게 답례를 했다. 책은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사랑으로 가득했다. 아버지는 책머리에 <왔으니 가야 하고 만났으니 헤어져야만 하는가 딸을 키우는 멋 딸이 태어났을 때의 기쁨 시집을 보내는 마음이 허전하여 조심스럽게 낮은 목소리로 일러봅니다> 고 썼다.자녀를 키우는 과정의 크고 작은 일들에서부터 자신이 어렸을 때의 일들도 진솔하게 술회했다. 가난했던 어린시절과 고향, 사모의 정, 손자이야기 등을 가감없이 그려낸 가족사이자 낳은 부모의 품을 떠나 또다른 부모의 품으로 들어가는 딸의 앞날을 축복하고 뿌리를 잊지 말 것을 당부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담고 있다. 왔으니>
그는 「시집가는 딸에게」라는 제목의 시에서 <주말아버지 「영감님」소리듣고 왜 아버지가 영감이니 군수 그만두고 집에 가자> 고 조르던 국교생이던 그 딸을 회상하고 있으며 「어머니」라는 시에서는 <기도하던 어멈마음 갑년되어 알겠네> 라고 읊어 세월의 무게를 실었다. 기도하던> 주말아버지>
군수 시장 등을 두루거친 지방 고위공무원 출신인 그를 기자가 알게된 것은 고향에 대한 그의 남다른 애정 때문이었다. 그의 고향은 「호랑이 꼬리」로 알려진 장기곶이다. 그는 고향이 있었기에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었고 가난했기에 욕심을 내지 않게 됐다고 말한다. 자신을 있게 한 그런 고향에 보답하기 위해 그가 만든 모임이 호미수회다. 일본인들이 토끼 꼬리로 비하한 호랑이 꼬리에 「털」이 무성하도록 나무심기운동을 펴는 것이다. 해풍으로 제대로 자라지는 못하지만 머지않아 울창해 질 것이라는 희망에 차있다.
요즘 정치인들의 짝짓기가 한창이다. 여느 동물의 짝짓기와는 다르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나눠먹기식 야합, 진흙탕 싸움, 흑색선전으로 표현된다. 질서의 파괴요, 혼란의 확대재생산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때만 되면 이상한 짝짓기를 되풀이하는 일부 정치인들도 『집에 가서 애나 보라』는 말을 듣기 전에 진정으로 고향을 위하는 「고향과의 짝짓기」를 함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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