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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업계/환율격동기 ‘전략’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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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업계/환율격동기 ‘전략’ 고심

입력
1997.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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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업체­대금 가급적 조기결제·결제통화 다변화/수출업체­환전지연·내국신용장도 앞당겨 개설환율급등으로 무역거래패턴에 변화가 오고 있다. 무역업체들과 금융기관들은 단 한푼의 환차손이라도 줄이기 위해, 또 단 한푼이라도 환차익을 내기 위해 수출입대금 결제시기와 방법을 조정하고 거래통화·지역을 다변화하는 등 「환율격동기」의 적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수입대금은 조기결제한다

수입업체들은 환율이 오를 수록 환차손이 커지므로 결제시기를 가급적 앞당기고 있다. 특히 과거와는 달리 신용장(L/C) 수입거래시 유산스(외상수입) 대신 일람불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일람불이란 선적서류 수령 즉시 은행에 수입대금을 입금하는 것이고 유산스는 수개월∼1년후 결제하는 것이다.

수입업체들은 환율예측이 어렵고 추가상승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당장 자금부담에도 불구, 환차손방지를 위해 일람불거래를 늘리고 있다. 은행 외환담당자들은 『정부의 달러 가수요 규제조치로 결제대금을 미리 확보하는 것은 안되지만 결제시기를 앞당기는 것은 가능하므로 수입업체들의 조기결제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결제대금은 가급적 환전하지 않는다

수출업체들이 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외화예금에 넣어두는 경향이 뚜렷하다. 은행 외환관계자들은 『수출네고자금의 원화환전을 업체에 요구하고 있지만 좀처럼 따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출입을 병행하는 무역업체들도 수출대금을 그대로 외화예금에 예치, 추후 수입결제대금으로 사용한다.

◆수입업체들이 결제통화를 다변화한다

달러가치가 폭등하자 국내수입업체들은 미국이외 지역에서 물품수입시 현지통화 결제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올들어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은 12.7% 절하된 반면 엔화환율은 8.6% 절하에 그쳐 대일의존도가 높은 국내수입업체들은 일본제품구입시 엔화결제를 집중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 대우 등 전자업체들은 일제부품구입시 엔화결제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다른 국가와 거래에서도 현지통화를 사용하는 「결제통화 다변화」를 추진중이다.

◆내국신용장(Local L/C) 개설시기를 앞당긴다

내국신용장이란 수출중개업자가 수입업자로부터 받은 L/C(마스터 L/C)를 근거로 통상 일주일후 국내제품공급업자에게 발행하는 L/C. 내국신용장은 통상달러로 결제가 이뤄지는데 환율상승으로 결제부담이 커진 수출업자들은 최근 내국신용장 개설시기를 3∼4일로 앞당기고 있으며 심지어 원화로 지급하는 경우도 잦아지고 있다.

◆신규거래선을 찾는다

수출업체들은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동남아 대신 중동 중남미 등 신규거래선 모색에 나서고 있다. 동남아에 차량장비를 수출하는 N씨는 『환율상승에 따른 이득보다 현지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에 따른 손실위험이 더 크다』며 『오히려 바이어들이 「환율이 오른 만큼 값을 깎아달라」고 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환가료를 인상한다

외자조달이 어려워지고 환율이 상승하면서 은행들은 환가료(수출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지난달말부터 인상했다. 과거 환가료는 리보(런던은행간금리)+1%포인트 수준이었으나 현재 가산금리가 1.2∼1.3%포인트로 인상됐다. 이에 따라 수출업계 외환비용부담도 함께 늘어나게 됐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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