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학부모 ‘대이동’ 불필요/대학서 원서 접수 ‘추억속으로’한국일보사가 올해 대학입시에서 전자지원 서비스를 시행키로 함에 따라 수십년 묵은 낡은 대입방식은 이제 빛을 잃게 됐다.
대입전자지원은 편의성 경제성 정확성 보안성 등 모든 측면에서 기존의 대입지원방식에 비해 압도적인 비교우위를 자랑한다. 대입전자지원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지금까지 수험생과 대학 및 고교가 감당해야 했던 모든 고통이 한꺼번에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우선 수험생들은 대학까지 찾아가거나 몇 안되는 원서교부처에 가서 원서를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고교는 물론 전자지원 서비스를 담당하는 은행의 지점에서도 통일된 서식의 원서가 교부되기 때문이다. 원서접수도 은행망을 이용, 집근처에서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이번에 참여하는 한일은행과 농협은 전국에 1,400여개의 지점이 있어 벽지에서도 지원이 가능하다. 전산화로 인해 원서교부와 지원뿐 아니라 접수현황 및 합격자 발표도 한층 신속하게 이뤄진다.
전자지원은 경제적으로도 큰 이익이다. 원서접수를 위한 수험생들의 교통비와 숙박비가 더이상 들어가지 않는다.
대학은 원서교부 및 접수창구의 담당 직원의 수를 줄일 수 있고, 고교 교사들도 원서작성이 간단하고 서식이 체계적이어서 업무부담이 감소한다. 더구나 기존의 은행 전산망과 인력을 활용하기 때문에 추가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전자지원의 정확성은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기존 입시와 비교할 때 거의 완벽에 가깝다.
원서를 접수시키면 은행전산망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오류방지 시스템에 따라 주민등록번호, 수능응시번호의 존재여부를 확인함은 물론 두가지 번호를 상호점검해서 일치하는지 조사한다. 이 시스템은 또 복수지원이 가능한지, 동일 학군내에서 중복지원하지는 않았는지, 전형료가 정확한지도 확인한다. 더구나 입력된 정보는 모두 출력돼 수험생이 최종확인할 수 있다.
보안성도 뛰어나다. 은행 통신망이 폐쇄적이어서 해킹에 대한 저항력이 크기 때문이다.
또 은행측이 통신망 고장에 대비, 완벽한 대책을 세우고 있어 안전성도 매우 높다.
서울시교육청 이정곤 장학사는 『전자지원 방식이 정착될 경우 입시에 따른 업무부담이 50% 이상 줄어들 전망』이라며 『앞으로 4년제 대학은 물론 고교입시에도 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이은호 기자>이은호>
◎왜 도입했나/‘길거리 버려지는 돈’ 연 1,800억 절감효과/눈치지원 등 부작용 해소도 기대
대입 전자지원방식은 기존 입시제도의 낭비적 요소를 추방하기 위해 도입됐다. 엄청난 사회적 자산이 입시때마다 쓸데없이 되풀이해서 낭비되는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국민적 여론을 반영한 것이다.
서울YMCA가 지난해 서울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등에 지원한 수험생 247명을 대상으로 입시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형료 교통비 숙식비를 포함해 수험생 1명이 입시비용으로 지출한 돈은 수도권 거주자가 31만8,428원, 지방 거주자가 73만4,729원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숙식비. 지방수험생은 입시를 위해 서울에서 평균 5.9일을 숙박하면서 1인당 평균 31만2,800원(숙박업소 기준)을 썼다. 민박의 경우 4인1실 3일 숙식에 50만원, 여관은 10일 숙식에 90만원을 받는 터무니 없는 바가지도 많았다.
또 지방수험생이 상경을 위해 지출한 교통비도 평균 17만450원에 달했다.
이밖에 서울과 지방수험생 모두 1인당 2.66개의 원서비용으로 17만8,350원을 썼다. 서울YMCA의 이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올해 수험생들의 교통비와 숙식비를 추산해보면 무려 1,812억원. 동일지역의 대학에 원서를 내는 절반의 수험생이 364억원, 타지역에 진학하려는 나머지 수험생이 1,448억원을 지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지원 방식을 도입할 경우 이같은 교통비와 숙식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대학에서도 원서교부와 접수를 위해 창구를 개설하고 직원을 배치하느라 헛돈을 쓰고 있다. 355개 대학에서 2억씩 지출한다고 가정하면 여기에 필요한 비용은 710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단순히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도 엄청나다. 원서를 사고 접수시키는데 필요한 대이동은 입시과열을 부채질하는 측면도 강하다. 전자지원이 보편화하면 적어도 눈치지원, 배짱지원, 막판지원 등 접수창구에서의 입시과열현상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재수생 자녀를 둔 노문선(50·사업·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씨는 『대학입시에 전자지원서비스가 도입된다니 뉴미디어 정보사회를 실감하게 된다』며 『앞으로 한국일보의 이같은 서비스가 전국대학과 고교로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은호 기자>이은호>
◎어떻게 접수하나/오류가능성 ‘제로’/1,400개 은행창구서 대행/입력자료 30여차례 검색
대입전자지원서비스는 대학까지 직접 찾아가지 않고 원서를 제출하는 만큼 안정성에 주안점을 두었다. 은행전산망은 보안과 자료백업이 치밀하고 9,000여명의 운영요원이 투입되는 초대형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완벽한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전용선으로 연결된 은행전산망과 삼성SDS의 대형컴퓨터에서 다섯번에 걸쳐 필수입력상항을 체크하고, 지원서 내용에 대해 30여차례 확인, 오류발생 가능성을 없앴다.
▲시스템 구성=한일은행과 농협지점에서 접수한 원서를 은행전산망을 통해 삼성SDS 주컴퓨터로 취합, 각 대학에 전달하는 절차로 이루어진다.
한일은행과 농협의 지점전산망과 연결된 삼성SDS 주컴퓨터는 수험생 9,000명의 원서를 1초내에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이 마감직전에 한꺼번에 몰려도 전자지원시스템은 이를 모두 수용할 수 있다.
▲완벽한 오류체크기능=전자지원시스템은 은행과 삼성SDS 주컴퓨터가 입력된 자료의 오류를 상호체크, 정상데이터만 처리하도록 구성돼 있다.
우선 지점 단말기에 입력할 때 오류를 1차 체크하고 온라인으로 본점에 전송하면 필수 입력사항 등을 2차 검토한다. 동시에 삼성 주컴퓨터도 오류를 상호체크, 이상유무를 각 지점 단말기로 알려준다. 이러한 상호체크 과정은 눈깜짝할 사이에 이뤄지며 이상이 없을 경우 지점에서 전송을 완료하면 삼성SDS 주컴퓨터에 모든 지원현황이 모이게 된다. 대학에서는 삼성SDS의 PC통신 유니텔을 통해 그때 그때 지원현황을 볼 수 있다.
또한 지원자가 작성한 대입전자지원서 내용은 컴퓨터에서 30여차례 자동적으로 오류 체크과정을 거친다. 주민등록번호와 수능응시번호로 지원대상인지를 판정하고 또한 동일인여부를 체크해 숫자 하나라도 틀리면 통과가 안된다.
과거에는 부모나 친구 등 대리인이 실수로 주민등록번호를 잘못 기재하면 무조건 탈락할 위험이 있었지만 이 시스템에서는 지원서를 다시 작성토록 알려준다.
학과이름 대신 학과코드를 써야하는 지원학과란에는 오류검색자(check digit)가 내장돼 잘못 기재된 학과코드를 걸러주며 지원학과와 전형료를 비교, 학과선택의 오류도 줄여준다.
이상없이 지원과정이 끝나면 지원자는 영수증에 해당하는 대입전자지원 확인서를 교부받아 입력결과를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원방법=전자지원서비스에 참가한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은 출신고교에서 전자입학지원서 1부를 작성, 가까운 한일은행이나 농협지점에 가서 전형료와 함께 제출하면 된다. 한편 올해에 한해 각고교와 한일은행 및 농협지점에 기존의 종이원서도 비치, 전자지원과 함께 제출토록 했다.<전국제 기자>전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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