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J “DJ 믿을 수 있다” OK박태준 의원이 「DJP연합」에 합류하기까지에는 지난달 29일의 DJ―TJ간 도쿄(동경)회동이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도쿄에서 축구 한일전을 관람한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는 데이고쿠(제국)호텔에서 박의원과 조찬회동을 가졌다. 박의원의 한 측근은 2일 『박의원은 이때 DJ로부터 「DJP연대」합류를 제의받았고 두사람간에 마치 면접시험을 보는듯한 단도직입적인 문답식 대화가 1시간 30여분간 오간끝에 박의원의 마음이 움직인 것 같다』며 당시 숨은 뒷얘기를 전했다.
박의원은 이자리에서 『포항은 영남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곳으로 이곳 지역여론을 가감없이 말할테니 김총재도 나를 한번 설득해보시오』라며 4가지 질문을 시작했다. 박의원은 우선 「DJ는 무조건 안된다」는 이른바 「비DJ정서」를 지적하자 김총재는 『그래서 박의원이 필요하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박의원은 이어 『「DJ는 거짓말 하는 사람」이라는 비판에는 어떻게 대답하겠느냐』며 김총재의 신뢰문제를 들고 나왔다. 이에 김총재는 『30여년간 나를 죽이려는 세력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보니 때론 약속을 못지킬 때도 있었다』며 이해를 구했다.
세번째 질문은 DJ색깔론에 관한 것. 박의원은 『김총재의 색깔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 당신은 솔직히 사회주의자냐, 자유민주주의자냐』라고 물었다. 이에 김총재는 『시장경제 대 사회주의의 싸움은 이미 시장경제의 승리로 끝난지 오래다』면서 『나는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에도 국가보안법의 보완을 주장했지 폐지를 주장한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김총재는 또 『나도 손자가 10명이 넘는 사람으로서, 내 손자들이 시장경제의 틀 속에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살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의원은 끝으로 『김총재가 집권하면 통·반장까지 호남인들 일색이 될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총재는 『김영삼 대통령이 부산·경남(PK)출신과 자기사람을 요직에 앉히다 나라를 망치게 한 것을 보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하겠느냐』며 『나는 훌륭한 대통령이고 싶다』고 말했다.
박의원은 이자리에서 「DJ의 신뢰성」을 확인한뒤 김종필 총재에게도 『DJ는 달라졌고,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박의원은 또 DJP연대 합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이번 대선에서도 지역구도로 가면 나라가 망한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신라·백제로 나라를 나누는 편이 더 낫고 그럴 경우 나는 광양으로 가 살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고 한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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