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출신 우드워드 돌보던 아이 숨지자 피소/“증거도 없이 중형”/미서도 배심원제 성토최근 영국의 10대 소녀가 미국 재판정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사건을 놓고 미국과 영국이 동시에 떠들썩하다.
영국인들은 증거도 없이 어린 소녀에게 중벌을 내렸다며 미국에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고 미국인들조차 배심원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있다.
보모인 루이스 우드워드(19)는 지난해말 미국가정에서 가사를 돌봐주면서 숙식을 제공받는 오 페어(Au Pair)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으로 건너왔다. 매사추세츠에서 2세와 8개월된 남자아이들을 돌봐주던 그는 부모가 출근한 사이 8개월된 아이가 갑자기 의식을 잃은 뒤 닷새후 숨지는 바람에 재판정에 섰다. 어린아이가 칭얼거리자 아이를 집어던졌다는 혐의때문이다.
물론 본인은 이를 강력히 부인했지만 검찰은 아이의 두개골이 깨졌다는 의사의 증언을 토대로 우드워드를 기소했다. 배심원들은 30일 사흘간의 심의끝에 우드워드에 대해 2급살인죄의 평결을 내렸다. 최소 15년이 지난 뒤에야 가석방 자격이 생기는 종신형이다.
우드워드는 평결에 앞서 과실치사죄에 대한 유죄를 인정할 경우 가벼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따라 배심원들은 무죄와 종신형이라는 극단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우드워드의 고향인 영국 북부 엘튼시의 주민들은 새벽에 TV로 위성중계된 평결장면을 지켜보다 울음과 함께 분통을 터뜨렸다. 우드워드의 성품상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는 주민들은 항소를 위한 모금과 빌 클린턴 미 대통령에게 편지보내기 운동 등을 전개하고있다. 영국전역에서 이들에 대한 격려전화가 쇄도하고있다.
미국인들도 혐의가 뚜렷했던 O J 심슨에게는 무죄를, 증거도 분명치 않은 우드워드에게는 종신형을 선고한 배심원제도의 문제점을 거론하고있다.
양국민의 관심이 이처럼 지대한 만큼 우드워드가 석방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극히 이례적이긴 하지만 판사가 재심을 결정할 수도 있다.
자칫 양국의 선린관계를 해칠지도 모르는 이 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정치적인 판단을 하게될지 주목된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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