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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선거분위기 편승 심상찮은 세규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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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폭력/선거분위기 편승 심상찮은 세규합

입력
1997.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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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목결혼 등 「어깨」 집결 힘과시/서화전 열어 그림 강매 자금마련/검찰,민생침해 단속강화 지시대선을 앞둔 사회적 혼란을 틈타 조직폭력배들이 세력을 규합, 조직재건을 시도하는 등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여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31일 최근 국내 신생 대형 폭력조직 2개파가 각각 서울과 대전에서 조직우두머리의 결혼식을 갖고 세를 과시했으며 한 폭력조직은 지방도시에서 서화전시회를 열어 유흥업소 업주와 사회단체장 등으로부터 거액의 조직운영 자금을 마련했다는 정보를 입수,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폭력조직을 방치할 경우 전국규모로 조직화, 심각한 사회불안 및 민생침해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전국검찰에 강력한 단속과 감시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검찰이 파악중인 폭력조직은 전국에 2백30여개. 이 가운데 전국에 조직을 둔 이른바 「전국구」도 10여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구 중에는 B파 등 조직원이 1천명을 넘는 것도 있다. 검찰은 이들 전국구들이 최근 조직우두머리의 결혼식을 세과시의 기회로 이용하고 있으며 결혼식 축의금 등으로 마련한 수억원대의 자금을 조직운영비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자금을 복역중인 조직원들의 옥바라지와 교도관 접대비 등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실제로 29일 서울 여의도 에서 열린 Y(41)씨의 결혼식에는 1천5백여명의 건장한 「하객」이 몰려들어 관계당국을 긴장시켰다. 10년전부터 동거해온 부인(37)과 결혼식을 올린 Y씨는 복역중인 S파 K씨의 직계부하로 현재 K씨를 대리해 조직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식장 입구에는 혼주대신 검정양복을 차려입은 건장한 20대 청년들이 도열, 하객을 맞았으며 6명이 축의금을 접수했다. 예식 사이사이 기립박수가 터졌으며 허리를 90도씩 꺾는 특유의 인사들로 여느 결혼식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이날 이 빌딩을 찾은 일반인들은 이같은 분위기에 압도돼 황급히 자리를 피하기도 했으며 주차장은 하객들이 전국에서 몰고온 벤츠 등 고급승용차 3백여대로 그득했다. 이날 결혼식의 주례는 현직 국회의원이, 사회와 축가는 인기 탤런트와 가수들이 맡았고 하객 중에는 S(68)씨 등 주먹세계 원로와 두목급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또 지난 21일 대전 Y호텔에서 열린 J파 두목 K(46)씨와 10년전 이혼한 부인(39)과의 재혼식에도 S, J, C씨 등 전국구급 폭력배 두목 50여명과 슬롯머신업계 대부 J씨, 유명코미디언 L씨 등 1천2백여명의 하객이 참석했다. 현지 경찰은 이 결혼식의 축의금만 무려 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밖에 K파 두목 K(47)씨는 최근 지방도시에서 서화전을 연뒤 유흥업소와 사회단체 등에 반강제적으로 그림을 떠맡기고 2억원이상의 수입을 올려 활동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90년 범죄와의 전쟁이후 지속적인 단속과 자금원 봉쇄 등으로 소위 「3대 패밀리」 등 전국규모의 폭력조직은 사실상 와해됐으나 최근 폭력배들이 다시 전국적인 세규합에 나서고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경미한 범법사실이라도 적발되면 전원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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