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반항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미국에 또다시 결투 신청을 하며 바짝 약을 올리고 있다.이라크는 29일 무기사찰을 위해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100명의 유엔특별위원회(UNSCOM)위원중 미국인 10명을 추방키로 결정한데 이어 30일 UNSCOM 미국위원 2명의 입국도 금지했다. 내세운 명분은 UNSCOM소속 미국위원들이 스파이 활동을 했고 미U2첩보기가 이라크내에서 정찰비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라크의 도전에 미국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제임스 루빈 국무부 대변인)고 경고, 양국간에 팽팽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이라크의 도전에 분기탱천해 당장 무력 대응할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은 이라크가 지난해 9월 유엔이 정한 「비행금지구역」에서 비행중인 미군 초계기를 공격한 것에 군사적으로 대응했다가 손해 본 경험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이번 이라크의 도전을 『잊을만 하면 저지르는 훼방놓기』(빌 리처드슨 유엔주재 미대사)로 치부했다. 케네스 베이컨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사태는 미국과 이라크의 문제가 아니라 이라크와 유엔간의 분쟁』이라고 축소 해석하며 무력사용 가능성을 부인했다. 미국은 이라크에 무력 대응하면 지난해처럼 중동지역의 반미감정을 고조시키고 우방국간의 균열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때문이다. 한마디로 후세인의 꾐수에 말려 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당장 유엔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중 영국과 프랑스가 이라크를 강경 비난하는데 비해 러시아와 중국은 『이라크에 대한 어떠한 군사적 행동에도 반대할 것』이라는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최근 중동에서 이란이 급속히 군사력을 팽창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걸프지역에 핵항모까지 파견한 미국이 이 와중에 이라크가 돌출행동하는데에 불쾌하지만 이란과 이라크를 모두 상대하기에는 부담을 갖고 있다. 특히 이라크와 이란은 최근 포로를 상호 교환하는 등 전쟁까지 한 구원을 씻으려 하고 있다. 미국이 91년 걸프전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원공근린」전략으로 대거리를 해오고 있는 후세인을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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