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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달러상들 “뭐가 뭔지” 당혹/환율 급등락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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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달러상들 “뭐가 뭔지” 당혹/환율 급등락 이모저모

입력
1997.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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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 증명」싸고 외환창구마다 실랑이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이 급등하면서 사실상 거래가 중단되자 각 은행의 외환창구마다 창구직원들이 달러를 사려는 사람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또 외환자유화조치로 폐장되다시피 했던 암달러시장이 다시 살아나 적지않은 달러가 장외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에 유학중인 아들의 학비 5천달러를 송금하기 위해 30일 외환은행 본점을 찾은 권모(47)씨는 『불과 10여분전 환율이 재고시돼 달러당 20원이 올라 10만원 가까이 손해를 봤다』며 『도대체 얼마까지 환율이 오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각 은행 일선 지점들은 「팔자」가 끊겨 달러유입이 중단되자 실수요증명을 위한 서류를 갖춘 고객에게만 달러를 매도, 이 과정에서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각 은행 본점에서는 확실한 실수요증명이 있어야만 한국은행으로부터 달러매각 액수를 되돌려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점들에 거듭 강조하는 등 신중을 기했다. 일부은행은 자체적으로 일정 한도까지만 달러를 환전해 준뒤 『외국에 나가서는 신용카드를 사용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또 일부 시중은행 창구에서는 한때 아예 달러매각을 중단하기도 해 창구는 오히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각 은행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2∼3차례씩 환율을 재고시하는 소동을 빚었다. 외환은행은 개장직후 원·달러 매매기준율을 9백84원70전으로 재고시했다가 당국의 개입이 본격화하자 상오 11시께 다시 개장당시 고시환율인 9백63원10전으로 재고시했다.

○…원·달러환율이 하루 종일 급등락을 거듭하자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과 남대문시장 주변에 밀집한 암달러상들은 휴대폰까지 동원, 30분단위로 은행 고시환율을 확인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암달러시장에서는 상오 한때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9백84원70전까지 치솟자 폭등사실을 미처 모른 상인은 전날 환율인 9백60원에 달러를 파는 반면, 정보를 입수한 사람은 9백90원을 요구하는 등 극심한 「가격차별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상오 9시께 달러당 9백60원에 1천달러를 팔았다는 한 암달러상은 『오늘 헛장사를 했다』고 아쉬워하기도.

하지만 상오 11시 이후 정부가 강력한 시장개입에 나선뒤 환율이 달러당 9백50원까지 급락하자 암달러상들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며 주춤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부 암달러상은 『달러화가 안정기미를 보일 때까지는 당분간 거래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김준형·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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