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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아파트·바닥·이불·침대/황토바람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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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아파트·바닥·이불·침대/황토바람이 인다

입력
1997.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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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북돋아 건강 유지/반응 좋아 상업화 붐/균열단점 보완이 숙제황토아파트, 황토방으로 시작된 황토산업이 황토마감재 황토바닥재 황토이불 황토침대까지 등장시켰다. 이들 제품의 특징은 재료 일부를 황토로 하여 황토가 갖고있는 효과를 발휘하게 한다는 것. 한결같이 황토는 원적외선을 방사하여 인체의 기를 북돋우고 몸을 건강하게 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황토를 처음으로 상업화한 곳은 대동주택의 「황토방」 아파트. 아파트 바닥과 벽을 황토로 마감한다는 점을 내세워 96년 6월 마산에 첫 분양을 시작했다. 이 아파트는 기존의 콘크리트 골조에 방바닥부분의 보일러 배관위에 40∼45㎜로 황토성분을 발라주는 것. 벽에는 10㎜ 두께로 바른다. 대동주택측은 이같은 황토 마감만으로도 찜질효과를 볼 수 있다고 자랑한다. 또 축열효과가 있어서 방안전체가 골고루 따뜻하고 연료비도 절감된다고 주장한다. 이때문인지 대동주택이 분양한 황토방 아파트는 현재까지 한곳을 제외하고 완전분양이 된 상태. 대동주택의 자매회사인 대동그린산업은 각종 황토 관련 건축자재를 시판하고 있다.

황토제품마다 황토성분의 비율은 다양하다. 손쉽게 벽에 바르는 액상 석고마감재인 「핸디코트」를 생산하고 있는 한국테라코는 9월부터 황토핸디코트를 판매하고 있는데 황토함량은 78%. 반면 황토바닥재로 5월부터 시판중인 「엘지 황토방」바닥재는 PVC 가루에 황토가루 5%를 섞었다. 대신 황토가 자리잡은 곳을 바닥재 밑바닥층에 무늬 밑층에 이중으로 비치하여 황토의 효능이 오래 지속되고 직접 인체에 미치도록 만들었다고 엘지화학측은 주장한다.

황토이불과 황토침대도 일부 원료로 황토를 쓰고 있다.

세라믹제품 전문업체인 원진도 바닥과 내벽용 황토마감재인 「흙사랑」을 개발하여 전문가용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황토의 효능에 대해서는 「사실이다」 「과장됐다」가 엇갈리는 상태. 이때문에 65세 이상 노인을 모시고 있는 가정에는 「황토방」을 시공해주겠다고 발표했던 우림건설의 한 관계자는 『문의는 많아도 실제로 시공을 원하는 사람은 없었다』며 『콘크리트 단열층에 일부를 황토로 까는 것의 효과에 소비자들도 의문을 갖고있다』고 전했다.

반면 엘지화학은 소비자들의 호응이 크다는 반응. 5월에 10만m를 판매했는데 9월에는 20만m로 월별 소비가 넉달만에 두배로 늘었다고 한다. 95년부터 황토가루를 생산·판매해온 두양상사 최문안과장도 『95년에 비해 96년 생산량이 배로 늘었으며 요즘은 월 600톤 정도를 판매한다』고 밝혀 황토소모가 크게 늘었음을 시사했다.

일반인들의 황토선호가 강해지면서 황토제품들은 대부분 개별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이 특징. 한국테라코는 타 핸디코크제품은 실내장식 전문가용으로 25㎏짜리를 시판하는 반면 황토핸디코트만은 4㎏짜리도 팔고있다.

대동그린산업 역시 일반인들이 누구나 쉽게 황토바닥재를 시공할 수 있는 제품을 11월부터 시판할 예정이다. 시멘트 몰타르처럼 시공하는 「황토바이탈」과 이것에 섞어 쓰는 「황토에스엘」은 물만 타서 쏟아놓으면 자동으로 펴발라진다. 이밖에 황토벽돌 황토보드 등도 생산하고 있다.

대동기술연구소의 홍명희 부장은 『강도가 약하고 균열이 많은 황토의 단점을 보완한 건축자재의 등장으로 황토는 더 많이 생활속에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서화숙 기자>

◎황토 어떤 효과 있나/원적외선 방출 혈액순환 촉진/독소중화·노화억제도… 일부선 “과신 금물”

황토는 실리카와 알루미나 성분이 들어있는 미세입자형태의 흙을 일컫는 말이다. 말 자체는 누런 색으로 나타나있지만 실제 황토는 붉은 색부터 흰빛까지 다양하며 때로는 푸른색이나 검은색을 띠기도 한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따르면 북위 24∼55도 지역에 대량분포되어있으며 황토 한 스푼에 약 2억마리의 미생물이 들어있어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불린다.

황토의 「약효」는 이 미생물들이 만들어내는 효소들이 체내 독소를 중화시켜 노화를 억제하고 흙의 산화력과 분해력을 높여주며 인체 활성화 및 혈액순환촉진 효과가 있는 원적외선을 방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애석하게도 황토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자료는 아직 많지않다. 경상대 화학과 백우현 교수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원적외선 방출효능이 가장 돋보이는 연구결과. 황토의 원적외선 방출 및 인체흡수정도를 검토한 이 연구에서 백교수는 황토의 원적외선 방출파장이 인체가 가장 잘 흡수할 수 있는 8∼14미크론 사이로 인체친화적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또 지난해 11월 같은대학 식품과학과 김성재 교수가 적조현상을 소멸시키는데 황토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한 것도 주목할만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효능은 「본초강목」 「향약집성방」 등 고의학서에 나온 민간요법과 실제 황토방을 이용해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의 체험기에 의존한다.

「본초강목」은 황토를 흙중에서도 맛이 달고 약성이 가장 뛰어난 흙으로 예우하고있다. 냉열적백이라하여 뱃속에 뜨거운 독이 있어 통증과 하혈을 일으킬때 황토 말린것을 물속에 넣어 끓여먹으면 효험이 있다고 하였고 야채의 독, 어린아이의 경풍에 더없이 좋은 묘방이라고 했다.

조선조의 자연의학사전인 「향약집성방」에서는 황토가 산후 혈수증이나 산후 온몸이 시퍼렇게 부을때 산후독을 빼는데 즉효라고 했으며 조선시대 세종, 세조임금은 궁내에 황토방을 만들어 피로회복실로 이용했다는 얘기도 전한다.

백교수는 『황토가 어떤 약리작용을 하는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없으므로 과신은 금물』이라면서도 『수많은 민간요법과 실제 체험적인 약효를 증명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이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성희 기자>

◎황토팩·찜질 등 미용에도 응용/“습기조절·세정력 뛰어나 피지·각질 제거”

피부미용에도 황토를 이용하려는 노력들이 잇따르고있다. 이미 황토로 만든 찜질방이 대중화됐으며 황토마사지나 황토목욕 등 민간요법외에 몇몇 화장품회사에서는 아예 황토팩을 내놓기도 했다. 자연건강모임인 「황토방 사람들」을 이끌고있는 김정덕(64)씨는 『황토는 몸속의 독소를 제거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마사지나 목욕제로 충분히 활용할만하다』고 말한다. 또 베스티화장품 교육홍보부 신승희씨는 『황토는 자체 습기조절능력과 세정력이 있어서 머드팩에 비해 피부를 건조시키지 않으면서 피지와 각질을 제거하는 기능이 탁월하다』고 주장한다. 피부미용에 이용되는 황토요법들을 소개한다.

◆황토팩

베스티화장품과 그린유통에서 각각 「황토팩」 「푸른과일 황토팩」을 시판하고있으며 대동그린산업에서도 개발중이다. 황토팩은 염분기가 없어서 피부에 순하고 원적외선 방출효과로 혈액순환에 좋다고 한다. 세안후 머드팩처럼 바르고 80%정도 말랐을때 깨끗이 씻어내면 된다.

◆황토마사지

7㎝길이의 가제주머니를 만든다. 죽염이나 볶은 소금, 레몬즙, 황토를 섞어 반죽한 것을 집어넣는다. 반죽은 물이 흘러내리지않을 정도가 좋다. 이 주머니를 깨끗이 세안한 얼굴 군데군데에 대고 꾹꾹 눌러 피부에 흙의 감촉이 느껴질만큼 댔다가 떼어낸후 미지근한 물로 다시 세안한다.

◆황토목욕

무명자루에 황토 한두되를 담아 섭씨 4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넣는다. 욕조물이 옅은 노란색을 띠면 비누로 가볍게 샤워하고 욕조에 들어가 15분 정도 몸을 담궈 더워지면 나온다. 따로 몸을 헹굴 필요는 없다. 몸이 가뿐하고 피부가 매끈해진다.

◆황토찜질법

찜질방의 원리를 이용한 것. 황토 5㎏정도를 무명자루에 넣어 아랫목에 묻어두거나 전자레인지에 넣어 뜨겁게 달군다. 자루가 뜨거워지면 꺼내서 팔 다리 등 허리부분과 같이 아픈곳에 갖다 대거나 베고 누워도 좋다. 한번 만든 황토자루는 1주일 정도 쓸 수 있으며 감기가 걸렸을때도 황토자루를 만들어 등에 대고 자고 나면 몸이 가뿐해진다고 한다.<이성희 기자>

◎황토구이 요리도 있어요/오리·닭 등에 흙을 발라 구으면 ‘보양식’

최근 황토에 대한 관심이 지대해지면서 황토를 이용한 요리를 파는 음식점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흙을 직접 먹는 것이 아니라 요리 재료에 흙을 발라 구워내므로 대형 가마가 필요해 대개의 황토음식점은 시내보다는 수도권 인근에 위치해 있다. 닭이나 오리에 황토를 발라 훈제하듯이 한 두시간 이상 구워내는 것이 주요 메뉴. 황토닭구이 전문인 포천 유동리 마음밭 황토방문화원(0357―32―1254)과 황토오리구이 전문점인 과천의 「숲속의 하얀집(02―502―9015)」이 알려져 있다. 황토가 약재의 독성을 없애고 흙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으로 속부터 익으면서 맛도 좋아지며 한약재를 넣고 구워내 보양식으로도 좋다는 것이 이들 음식점들의 주장이다.

마음밭 황토문화원에서 판매하는 황토닭구이는 닭을 떡갈나무잎 한지로 싸고 그위에 진흙을 발라 진흙요에 걸어 놓고 1시간 반동안 굽는다. 연기와 열로 속부터 익는데 닭노린내가 빠져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난다. 훈제 제품처럼 연기내가 약간 나는 것도 이색적이다. 주인 이철학(48)씨는 『흙을 바르지 못하면 진흙으로 만든 오지 그룻에 넣고 굽기도 하는데 알루미늄포일에 싸서 30분간 굽는다』고 소개한다. 한마리에 3만원.

「숲속의 하얀집」의 오리구이는 찹쌀 당귀 황귀 구기자 감초 녹각 대추 등 한약재 17가지를 오리 배 속에 넣고 꿰맨뒤 흰 베에 싸서 오지 그릇에 담아 섭씨 500도 황토가마에서 3시간 동안 굽는다. 가마에 들어간 황토옹기는 겉이 새까맣게 되는데 한번 쓰고 부숴 버리면 그대로 흙이 돼 버린다. 속부터 익으면서 한약이 배고 기름이 쫙 빠져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굽는 시간이 오래 걸려 예약해야 하는 것이 단점. 3, 4인이 먹을 만한 양의 오리 한마리가 4만원이다. 주인 박천복(45)씨는 『진흙을 발라 나무를 때 가마에 굽는 것이 전통 방법이지만 연료를 구하기 어려워 오지 항아리에 넣고 가스불로 덮힌 황토가마에 굽는 방법을 쓰고 있다』고 일러준다.

일반 가정에서도 황토훈제고구마는 쉽게 할 수 있다. 충남 천안에서 황토집을 짓고 사는 자연요법전문가 김정덕(64)씨는 『황토를 물에 반죽해서 뻑뻑하게 해 고구마 겉에 발라 장작불이나 화롯불에 묻어놓으면 물고구마도 살이 포슬포슬한 밤고구마가 된다』고 소개한다. 흙은 3∼4㎝정도로 두껍게 바르는 것이 좋다. 일부러 흙을 구하기 어려울 때는 밭에서 파낼때 묻어있는 흙을 그대로 두고 굽는 것이 좋다고 일러준다.

요리를 하는데 쓰이는 깨끗한 흙을 따로 상품화해서 팔기도 한다. 경북 경주에 사는 도예가 최차란(72)씨는 토함산 앞쪽 산에서 채취한 도자기 제작용 흙을 물을 거르는 지장수용 흙과 건축용 흙으로 판매한다. 전화(0561―745―6474)로 주문하면 된다. 지장수용 흙은 지표면에서 1m이상 파들어간 깨끗한 흙이라 요리용으로 쓰면 된다. 지장수용 흙은 20㎏에 3만원이고 건축용 흙은 1톤에 20만원.<노향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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