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이번 입시에서 첫 시행하는 학교장 추천입학제가 일선고교의 자율능력 부족과 교육적 무소신 때문에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어려울 것같다는 보도다. 서울대가 추천입학제를 도입한 취지는 성적위주의 획일적인 학생선발이 초래하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비록 성적은 상위권이 아니더라도 전인적 자질이나 특수한 재능을 갖춘 인재도 서울대에 입학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자는 것이다. 한가지를 더 든다면 전국 100여개의 명문고교가 서울대 입학생의 70% 정도를 독과점하고 전국 1,800여 고교중 60%가 넘는 1,200여 고교는 서울대에 입학생을 내지 못하는 편중현상을 해소하자는 것을 들 수 있다.공부만 잘하는 인재들의 과다한 서울대 집중과 서울대 입학생의 대도시 명문고 편중이 그에 끼지 못하는 계층에게 안겨주는 위화감과 상대적 박탈감은 이 사회에서 실로 심각할 정도이다. 이러한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의 표현이 무조건적인 서울대 선호심리를 팽배하게 하고 있다. 과열과외의 핵심요인도 바로 그러한 데서 비롯된다.
때문에 서울대가 학교장 추천입학제를 도입했을 때 우리가 거는 기대는 여간 큰 것이 아니었다. 서울대에 농어촌과 벽지고교 출신도 입학할 수 있는 길이 드디어 열렸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원서접수가 시작되면서 일선고교에서 일고 있는 진통과 부작용을 보면서 실로 딱하다는 생각을 금하기가 어렵다. 성적 우수자를 사양하겠다는 서울대의 취지와는 달리 합격을 겨냥해 계열별 1·2등을 추천하거나 학부모들의 항의가 두려워 교감과 고3 담임들이 비밀 투표까지 하는 비교육적 방법마저 동원하고 있다고 한다. 일선고교의 자율능력 부족과 교육적 소신부재를 새삼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어찌 됐든 모처럼 실시하는 추천입학제의 취지를 살리자면 선발권을 행사하는 서울대가 소신을 발휘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성적위주의 피추천자를 과감히 배제하고 고교 또는 지역안배로 추천입학자를 선발함으로써 입학생의 독과점 현상과 성적위주의 획일적인 선발이 초래하는 문제점을 다소나마 해소하는 선발도구로 정착시킬 책임은 서울대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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