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기된 표정 귀가 “시너지효과 있을 것”/JP도 “자택방문은 신뢰표시” 만족감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 김종필 자민련총재의 27일 청구동 비밀회동은 극비리에 이뤄졌다. 두 김총재는 회동이 끝난 뒤 회동결과에 만족감을 표시, 단일화가 완전 성사단계에 들어갔음을 확인했다.
○…김대중 총재는 이날 저녁 한광옥 부총재만을 대동하고 청구동으로 찾아가 김종필 자민련총재를 만난 뒤 하오 10시께 일산 자택으로 돌아왔다. 집안에 들어서는 김총재의 표정은 피곤한듯 하면서도 상기돼 있었다. 김총재는 미리 와 기다리고 있던 기자와 만나 『나는 야행성이어서 밤에는 괜찮고 오히려 아침에 더 피곤하다』는 말로 허두를 뗐다. 김총재는 이어 DJP 단일화협상이 최종 매듭지어진 것을 암시 하듯 『후보 단일화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으로 보는가』라고 오히려 반문하면서 단일화협상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에 큰 관심을 보였다. 주변의 몇몇 참모들이 『DJP단일화만 되면 설사 반DJP가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자 김총재는 『시너지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총재는 이와함께 『단일화협상은 다 끝났다』며 협상타결을 최초로 확인했다.
김총재는 김종필 총재를 언제 정식으로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다음달 3일 만나기로 했다』면서 『그날 서명식도 하고 다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총재는 『3일은 김영삼 대통령과 김종필 총재의 조찬회동이 있는 날 아니냐』는 질문에 『나도 대선전에 그 분(김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봤는데 자민련 김총재도 마지막으로 봐야겠지…』라며 대통령과의 조찬회동이 두 김총재의 회동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총재는 곧바로 기자를 물리치고 자택에 와 있던 한 핵심참모와 현안협의를 위해 2층 서재로 올라간 뒤 『오늘 밤 청구동으로 김종필 총재를 찾아 갔느냐』는 확인요청에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 했다. 김총재는 이내 결심이 선 듯 『인사차 찾아 갔었다』고 짤막하게 답변, 청구동 비밀회동을 확인해 주었다. 김총재는 그러나 더 이상의 구체적인 답변은 사양했다. 그러나 2년여에 걸친 DJP단일화협상이 최종 타결됐음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김총재가 인사차 찾아 갔다고 말한 것은 「후보를 양보해 줘서 감사의 뜻을 표시하러 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졌다.
이에앞서 김총재는 이날 상오 당내 간부회의에서 정대철 부총재가 단일화 협상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데 대한 소감을 묻자 가타부타 말없이 빙그레 웃음으로써 대답을 대신했다. 이어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지지율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 데 대한 견해를 묻자 『앞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해 자신감속에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음을 엿 보이게 했다.
○…김종필 총재는 이날 하오 국회에서 김칠환 의원 후원모임에 참석한뒤 곧바로 청구동 자택으로가 김대중 총재의 방문에 대비했다. 비밀회동임을 감안해 수행비서진들 모두를 귀가조치 했다.
김총재는 합의문의 마지막 쟁점인 공동정권운영방식과 내각제개헌시기 등에 대한 조율을 마친뒤 만족감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특히 김대중 총재가 자택을 방문해준 것을 신뢰의 표시로 받아들였다는 전언이다.
이자리에는 김용환 부총재가 배석 했지만 김부총재는 회동사실을 확인하는 기자질문에 『청구동에서 김종필 총재와 얘기를 나눴지만 두 김총재가 청구동에서 만났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김총재는 이날 상오 몇몇 측근들에게 『금명간 김대중 총재와 별도로 만날 생각이니 내게 모든 것을 맡겨달라』고 말해 김대중 총재와 최종담판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김총재는 이미 이때 김대중 총재와의 청구동 비밀회동을 약속 했지 않나 싶다.<홍윤오·고태성 기자>홍윤오·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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